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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지킴이 Oct 16. 2018

직장생활, 나만 이런건 아니겠지?

4년차 직장인의 직장생활 넋두리

취준생일 때는 나를 받아주는 직장 한 군데만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첫 직장에서 일한지 3년 되는 해에는, 연봉이 조금 더 높아지면 행복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규모도 조금 더 크고, 연봉도 더 높은곳으로 이직을 했지요. 그런데 첫 번째 회사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회사에서도 무언가 결핍돼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이, 조금은 좁고 답답하다는것! 그래서 부푼 꿈을 가슴에 안고 사직서를 던진 뒤, 저의 로망이었던 '외국계 회사'에 세 번째로 입사했어요!


그런데 '나의 로망'이었던 외국계 회사에 입사해서 10개월간 근무하고 있는 지금, 저는 '그다지' 행복하지 못합니다. 직장인이 행복이라는 걸 찾고 있다니... 배부른 소리하고 있군.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어느 정도 그 이야기에는 동의하니까요. 이제는 더 이상 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나겠어!라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철없는 스무살도 아니고, 남들이 '어른'이라고 인정해주는 서른살이니 말입니다(아 물론 서른 살보다는 한 살 더 먹었습니다만 ㅎㅎ)


지금 근무하는 회사에서 불행한 이유는 연봉이나 근무조건 때문이 아닙니다. 지난 4년동안의 제 경력은, 제가 주로 해왔던 일은 기획과 마케팅일이었는데요, 현재 회사에서는 마케팅 업무 외에도 기타로 붙은 업무들이 많아 제 일에 집중하기가 참 힘든 현실입니다. 작은 회사다 보니 인력 수급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저는 신입사원 때도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참으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제 직속 상사와 이야기를 안 해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사가 해줄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요. 상사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단 하나니 말이지요.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 저도 알지요. 예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 많은 사람을 뽑기는 어렵고, 그러다보니 한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이 어쩔 수 없이 늘어난다는 것.


그런데 이 상황을 너무나 잘 알아서, 이제는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이 일을 스스로 버텨내지 못하는 제가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이 문제를 겪고 있는데, 이 문제를 겪고 있는데도 그 안의 사람들은 참으로 잘 버텨내는데, 그렇다면 이 상황을 버텨내지 못하고 스트레스 받는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 것이죠 :) (물론 아직도 회사 탓이 크다고는 생각합니다만 ㅎㅎㅎㅎ)


그래서 더 괴로워요. 나만 버텨내지 못하는가 싶어서. 남들은 그럭저럭 잘 버텨내는 회사 생활을, 나만 못 버텨내고 있는 건가 싶어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에 문제제기를 하니 더 힘든가 싶어서. 그래서 지금 이 시간들을 버텨내는 게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 제 상황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버텨내고 있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위 때문에... 오늘은 그런 분들과 함께, 서로의 상처 받은 마음을 내어 놓고, 서로의 온기 만으로도 그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회사생활, 저만 이런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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