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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몫 Apr 09. 2020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

궁합이 맞는 치즈를 알아볼까요?

와인 안주로 보통 치즈 플레이트를 많이 떠올리시죠? 저는 마음먹고 골라둔 와인을 딸 때, 이 와인에 어떤 치즈가 잘 어울리는지 생각해보고 이쁘게 세팅하는 거 좋아합니다. 특히 손님 초대할 때는 더더욱 신경이 많이 쓰이죠. 아는 만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치즈와 와인의 궁합을 같이 살펴보실까요?


에멘탈(Emmental) & 꽁떼(comté)


에멘탈은 스위스의 엠마 밸리에서 이름을 딴 치즈로, 구멍 뽕뽕 뚫린 조각 치즈 모양으로 만화에서 많이 보셨을 거예요. 잘 녹고 점성이 높아서 보포르, 꽁떼와 함께 퐁듀를 만드는 3가지 치즈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 세 가지 치즈는 가열 압축 경질치즈에 속하는데, 눈이 많이 내리고 목축지가 적은 산악지역에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일부러 단단하게 만드는 치즈입니다. 소가 먹이로 먹는 풀 냄새나 들꽃 향기가 은은히 나는 게 특징으로, 버터나 헤이즐넛 아로마가 느껴지고 바디감이 좀 있는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려요. 쥐라 지역의 뱅 존(Vin Jaune)이나 랑게독 지역에서 그르나슈 블랑으로 만든 와인, 샤블리 그랑 크뤼, 화이트 샴페인과 매치가 좋습니다.


로크포르(Roquefort)

로크포르는 프랑스 코스(Causses) 지방  아베론 밸리(Aveyron Vallée) 특산품으로, 11세기부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양젖으로 만들어지며, 매우 습한 동굴이나 지하 대리석 모양의 푸른곰팡이가 피어나 독특한 향과 맛을 자랑합니다.  로크포르에 관해서 내려오는 전설이 있어요, 아주 옛날  목동이 있었는데, 양을 치는 것보다는 여자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열성적이었습니다. 어느 , 매우 아름다운 처녀를 발견하고는  떼도 간식도 잊고 처녀를 쫒아갑니다. 하지만 한참을 따라갔는데도 결국 만나지 못하고 곯은 배로 동굴에 돌아와 보니, ( 시절 목동들의 쉼터는 동굴이었다고 해요) 간식으로 챙겨둔  조각과 프레시 치즈(양젖을 굳혀 아직 말랑한 상태인 치즈) 페니실륨이라는 푸른곰팡이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이게 로크포르의 시초라고 해요.


그러면 로크포르와 잘 어울리는 와인에는 뭐가 있을까요?

코를 찌르는 강한 향과 동시에 약간 씁쓸한 맛과 짠맛이 특징인 로크포르는 개성이 강한 와인이나 달달한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보르도 지역의 소테른, 랑게독-루씰리옹 지역의 모리(Maury), 귀부와인인 몽바지약(Monbazillacs)이나 포르토(Porto)와 궁합이 좋아요.


까망베르(Camembert)

까망베르는 껍질이 부드러운 연질 치즈로, 겉에 흰색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노르망디 지방의 까망베르 마을에 살던 마리 아렐(Marie Harel) 부인이 암소 젖을 이용해 1791년에 처음 만들었으며, 마을 이름을 그대로 따 치즈 이름이 되었습니다. 까망베르는 보통 레드와인과 자주 매치하는데, 탄닌이 강하지 않고 바디감이 조금 약한 보졸레의 가메부르고뉴나 알자스의 피노누아와 잘 어울립니다.


브리(Brie)

브리는 일 드 프랑스 지역의 치즈입니다. 까망베르처럼 암소 젖으로 만들어지며, 겉에 흰색 곰팡이가 솜털처럼 피어 있죠. 까망베르처럼 원통형으로 만들지만, 서빙할 때는 위의 사진처럼 저렇게 조각으로 나갑니다. 브리뿐 아니라 이렇게 조각으로 서빙되는 치즈는 긴 면을 따라 슬라이스로 잘라서 먹으면 됩니다. 가운데 뾰족한 부분부터 잘라먹으면 불운이 온다는 미신이 있어요. 근데 사실 치즈는 가운데 부분에 성분이 제일 농축되어 있고 맛있기 때문에, 자르기 힘들다고 뾰족한 가운데부터 잘라먹기 시작하면 제일 마지막에 먹는 사람들은 치즈 껍질 부분만 먹게 되니 공평하지 않기도 하죠. 브리 치즈는 생떼밀리옹이나 보르도 지방의 레드 와인, 혹은 샤블리, 부르고뉴 본(Beaune), 지브리(Givry)나 사보아(Savoie) 지방의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르블로숑(Reblochon)


르블로숑은 사보아(Savoie) 지방의 치즈입니다. reblocher라는 옛날에 쓰던 프랑스어 동사에서 이름을 땄는데, 소젖을 두 번 짠다는 뜻이에요. 중세 시대만 해도 유제품에 붙는 세금을 덜 내기 위해서, 세무 관리자가 방문할 때 젖을 조금 짜고 그만큼만 세금을 낸 후, 그날 밤에 젖을 다시 짜서 처음 짠 젖에 섞은 후 치즈를 만드는 데 사용했습니다. 두 번째 짜는 젖이 더 영양분이 많았거든요. 코를 찌르는 강한 향이 특징인 르블로숑은 신맛과 아로마가 느껴지는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루아르 지방에서 슈냉(Chemin)으로 만든 화이트나, 알자스 지방의 스파이시한 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straminer) 그리고 같은 사보아 지방의 화이트 와인과 궁합이 좋아요. 또 생 조제프(St Joseph)크로즈 에르미따쥬(Crozes Hermitage)에서 마르산느(Marsanne) 및 루산느(Roussanne)로 만든 화이트와도 잘 어울려요. 다만 레드와인의 탄닌과 르블로숑의 쓴 맛 및 기름기는 상극이라서, 레드와인 하고는 굳이 같이 드시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미지 출처:

Google

www.fromages-aop.com

www.practical-french.over-blog.com

www.emilien-fromages.com

aveyron.comaveyron.com

www.routedesfromagesdenormandie.fr › le-camem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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