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유영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곳.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by 서로상

그저 유영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곳. 어쩌면 이본 쉬나드는 그렇게 뒤돌아본 적 있지 않을까.


개인의 순수성이 얼마나 거대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순수함이 결국엔 세상에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증명될 수 있는지. 이들의 여정은 기획된 성공의 로드맵이 아니다.


단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고, 불편하면 고치고, 바람직하지 않다면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산다. 스킬이나 전략보다도 더 근본적인 무언가, 바로 욕망에 순도 높은 반응이 아니었을까.


본능적이되 무책임하지 않은, 깊은 성찰과 실천이 함께하는 삶. 그것이 이들을 장르로 만든 근원이자, 이제는 거대해진 이 기업이 여전히 ‘인디펜던트’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여정에 함께한 사람들 역시 그 안에서 주체성을 회복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것은 단지 직장이 아닌, 살아가는 방식의 연장이었기에 그들은 더 멋진 개인으로, 더 깊은 삶의 선택을 하는 존재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올곧게 설 수 있는 자신감. 그것은 조직이 개인을 억누르지 않고, 오히려 드러나도록 북돋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시금 확신하게 되는 건, 결국 중요한 것은 방법론이 아니라 태도이며, 가장 깊은 욕망에 얼마나 투명하게 응답할 수 있느냐가 모든 문제의 시작이다.


순도를 높인 욕망은 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시장의 기호나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방향을 향해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게 나아갈 뿐이다. 그렇게 도착한 약속의 장소는 진정한 영원의 땅일 테다.


우리 역시 그러한 길을 걷고 있다고 믿는다. 제 살갗을 벗기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그 과정을 지나야만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 앞으로의 큰 비전은 그 진실된 방향에 닿아있다. ‘멋져야 한다’는 생각보다 ‘진실해야 한다’는 믿음을 항상 먼저 품으려 한다.


결국 문화란 자기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모여든 이들로부터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고 그것만이 지속가능한 방식이라 믿는다.


떠밀려서는 도착할 수 없는 곳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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