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사람을 믿었던 일,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by 농도C




1년동안 함께 해주셨던 팀장님도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셨다.

발령이 나시면서까지 새로올 팀장에게 이 녀석 좀 잘 부탁한다고 해주셨다.

빈말이라도 그렇게 한 마디 해주시고 가시는게 참 감사했다.


그리고 새로운 팀장님을 만났다.

이전에 타 부서에서 업무 협조를 했던 기억이 있어서, 업무 성향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마, 본인의 승진이 한 번 누락된 경험 때문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건, 이분은 본인이 잘 아는 일에만 집중하시고,

잘 아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으시는구나… 였다..


새해가 되고, 2월이 되어서

나는 여느 때처럼 새로운 이직 공고가 없는지를 살펴보고 있었는데

내가 평소에 믿고 따르던 선배가 간만에 술을 먹잰다.


설마.. 하던 일은 현실이 되었고,

이 형님도 그렇게 술 한 잔과 함께 내 곁을 떠났다.

지금 생각을 하건데, 나도 이 때 어떻게든 떠났어야 했다.


내가 느꼈던 쎄함. 새로온 팀장님에 대한 알 수 없는 느낌.

떠난 선배의 자리를 채우지 않으면서

"너는 이제 그 선배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라. 내년에 네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라고 하면서

업무를 쥐어짰었는데.

상반기에 무리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하반기가 되고, 또 한 번의 그 시기가 다가왔다.


그리고 그 해의 겨울은 나에게 더없이 추웠다.


퍼포먼스도 내고, 선배의 역할도 대신 수행하고

팀장님이 안계실 때 팀장 대행의 역할도 수행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미션을 100% 수행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은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의 업무를 한 사람보다

본인이 잘 아는 업무를 한 한참 어린 후배에게 더 좋은 고과를 주셨다.


나는 이유를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나는 무엇을 놓쳤나?'

아무리 돌이켜봐도, 난 올해 할 수 있는 걸 다 했던 것 같은데.


카운터 펀치를 두 방을 쎄게 얻어 맞은 내 마음에

더 이상 씻을 수 없는 멍울이 새겨지고 말았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정말로 ‘이곳이 끝인가’ 싶었던 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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