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 환상과 현실(4)

-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by 농도C

대팔은 본인의 귀를 의심했다. '응? 왜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거지? 분명 정주에서의 박상철은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이제와서는 고작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뭐지?'

순간 대팔이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자, 상철은 다시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왜, 뭐 거창한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나? 자네는 기억하겠지. 정주에서 우리 와이프가 그렇게 하늘로 갔을 때 난 사업 때문에 별다른 것도 해주지 못하고 와이프를 그렇게 보냈어. 나는 내 사업을 잘 해내서 충분한 돈을 벌어서 와이프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결국 내가 해주고 싶었던 것의 1/10도 못했네. 그 이후로 나는 남은 삶을 내 의지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살고 싶은거지."


대팔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순간 잠깐 흥분을 했다가 대팔은 다시 이성을 되찾고 있었다. 상철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백화점 영업공간에서의 소란이 길어지고 있었다.

"네 고객님. 고객님의 개인적인 사정을 제가 100%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건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고요. 다만 여기에서 이렇게 백화점의 영업을 방해하는 방식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시간이 길어질 경우 저도 매뉴얼에 따라서 행동해야 할 것 같구요."


"뭐? 뭐가 어쩌고 어째?"

대팔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상철이 왜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었다. 그 정도로 평상시의 상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고, 억지스러운 모습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상철이 갑자기 달려들면서 대팔의 멱살을 잡았다.

"너는 정주에서부터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줬잖아.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그래도 맞장구도 잘 쳐주고 했잖아. 그런데 뭐? 매뉴얼? 매뉴얼에 따라 행동해? 네가 어떻게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거지?"

"선생님과 저는 고객과 백화점 영업담당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관계입니다. 선생님께서 정주에서부터 서울에 오셔서까지 지속적으로 제가 담당하는 매장에 이런저런 사유들로 컴플레인을 제기하셨고, 저는 그 컴플레인을 이성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것 뿐입니다. 제가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친밀한 감정을 갖고 있다던지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아셨다면 유감입니다."

"이건 아니지!!!! 이건 아니야!!!!!"

상철은 계속 대팔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 순간 보안실에서 부른 지구대 경찰이 왔다.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선생님!"

지구대 경찰이 두 사람 사이를 떼어놓아서야 겨우 멱살이 풀렸다. 대팔은 억눌렸던 숨을 몰아쉬면서 지구대 경찰에게 말했다. "이 분은 지금 백화점의 영업을 방해하고 계셨고, 경찰 분들께서 보셨겠지만 방금까지 제 멱살을 잡으면서 흔들고 계셨어요. 저의 신체에 손을 대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 폭행으로 봐도 되는거죠?"

"네 맞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확인을 했으니 우선 선생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서 저희와 잠시 이야기 좀 하시죠."

그렇게 지구대 경찰이 와서야 상황이 종료될 수 있었고, 그 사이에 시안과 규민이 주변 매장을 돌면서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대팔은 잠시동안 로플로라 매장 앞에 서서 말 없이 상철이 경찰들과 함께 나가는 장면을 바라보다가 머리를 한 번 털고 별일 없었다는 듯 사무실로 들어갔다.


"과장님 고생 많으셨어요."

"과장님 괜찮으세요? 아니 저 사람은 진짜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예요?"

규민과 시안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준성 팀장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상철을 백화점에 못들어오게 해야한다는 둥, 로플로라 매니저를 어떻게 달래줘야 할 지 생각해야겠다는 둥 두 사람이서 있었던일을 하고 있었다. 준성이 가만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는 대팔에게 물었다.

"신대팔과장, 자네 생각은 어때? 박상철 고객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백화점에 들어오면 안전관리실에서 대응하고 막자고 할까?"

순간 대팔이 준성을 바라보면서 냉정하게 한 마디 했다.

"블랙리스트요? 그런게 있어요? 저는 백화점 생활 13년 하면서 그런걸 들어보질 못했는데 말이죠. 우리가 고객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라는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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