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좋아 보이네요?”
오랜만에 보는 사람에게 흔하게 하는 말이다. 정말 좋아 보여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다. 가끔 친한 사이라고 “얼굴이 왜 그래?”라는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 그렇더라도 좀 참았다가 천천히 그 이유를 묻는 게 도리라고 말하고 싶다. 왜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옳은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말. 옳은 것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때로는 그 옮음이, 안 그래도 힘들고 지친 사람에게 그 무게를 더하기도 한다. 나 아니면 누가 그런 말을 하겠냐며 항변하지만, 다 안다. 그 사람도 다 아니, 굳이 되새겨줄 필요 없다.
‘얼굴’은 심도 있는 표현이다.
영혼이라는 의미 ‘얼’과 통로라는 의미 ‘굴’이 만나서 만들어진 단어다. 영혼의 통로라는 거다. 겉으로 드러난 사람의 얼굴에서, 그 안에 담긴 영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얼굴 어쩌고저쩌고하는 말이 결국, 드러난 모습이 아닌, 그 사람 내면의 상태를 설명한다는 말이다. 얼굴이 좋다는 말이나 안 좋다는 말에, 기분이 달라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지 싶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알아봐 줘서 좋거나 들켜서 싫은 것 말이다. 옷이 어쩌고 하는 말은,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걸 보면 그렇다. 옷은 그냥 겉치레일 뿐인 걸 아니, 오래 마음 쓰지 않는다.
얼굴은 마음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도 알려준다.
얼굴에 뾰루지가 나는 게 그렇다. 뾰루지가 나면 피부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일반적인 생각이다. 연고를 바르거나 짜낸다. 조치했는데도 상대가 진정되지 않으면, 피부 이상이 아닌 장 건강 이상으로 봐야 한다. 장 건강이 좋지 않거나 안 좋은 가스가 많이 차 있으면, 그것이 얼굴에 드러난다고 한다. 얼굴이 붓는 것도 그렇다. 얼굴 자체에 이상이 있어서 붓는 게 아니다. 늦은 밤 라면을 먹거나 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 얼굴이 붓는다. 체내의 수분 순환이 정체되어 얼굴이 붓는 것이라고 한다. 면이 국물을 빨아들이는 것을 보거나 술 마신 다음 날 갈증이 심하게 나는 이유를 봐도 그렇다.
얼굴은 많은 것을 알려준다.
마음 상태는 물론 건강 상태까지. 얼굴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인데, 마음과 건강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얼굴을 통해 드러내서, 그 상태를 알려준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거울을 볼 때 스스로 얼굴이 좋아 보이거나 안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전자의 상태가 어땠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면, 마음이 안정됐거나 기분이 좋을 때다. 운동하거나 기타 이유로 에너지가 충전됐을 때 스스로 봐도 얼굴이 좋아 보인다. 후자의 상태였을 때를 떠올려보면 이렇다. 전날 과음이나 무리해서 에너지 상태가 별로였을 때 혹은 걱정과 불안 등으로 마음이 매우 복잡할 때다. 그냥 봐도 별로였고, 때로는 좀 안 돼 보이기까지 했다.
얼굴을 잘 관리해야 한다.
피부에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마음 건강을 잘 챙기고 장 건강도 잘 챙겨야 한다. 좋은 에너지가 계속 순환하고 머물도록, 신경 써야 한다. 스스로가 봐도 얼굴이 좋아 보이게 해야 한다. 하루를 시작할 때 좋은 얼굴을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얼굴을 보는 것은 천지 차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얼굴이 좋아 보이는 사람과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 있을 때 마음이 어땠는가? 두말하면 잔소리다.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공동체 역할의 중요도를 떠나,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내 얼굴을 잘 챙긴다는 건, 내 안을 잘 챙긴다는 말이고 또 다른 말로는 주변 사람을 챙긴다는 말도 된다. 그러니 얼굴을 잘 챙겨야 한다. 지금부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