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말 한마디가 마음을 가득 채운다.

by 청리성 김작가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리더의 역할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리더의 역할을 말할 때, 우스갯말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 산이 아닌가 봐!” 리더를 따라 산에 올랐는데, 그 산이 가려던 산이 아니라는 말이다. 힘겹게 따라갔던 부대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그 산이 매우 높은 산이라면 더 그럴 것이고, 다시 올라야 할 산이 멀리 있거나 높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리더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하고, 판단에 따라 이어지는 결과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이야기다.


<High Output Management>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는 관리자라고 명명하는 역할이, 앞서 말한 리더의 역할과 같다. ‘앤드루 S. 그로브’라는 분이 쓴 책인데, 이분은 인텔의 CEO를 역임했었다. 타임(Time)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될 만큼, 인텔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고 소개된다. 이 책은 제목처럼 높은 성과를 내는 관리자에 관해 이야기한다. 관리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성과를 높일 것인지를 알려준다. 1983년에 처음 출간된 책이라, 지금 시대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갔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발견한다. 그중 관리자의 결과물을 정의하는 부분을 소개할까 한다.


관리자는 어떤 사람인가?

관리자는 자신의 업무뿐만 아니라, 관리하는 부서에서 벌어지는 일까지도 자기 영역으로 포함해야 하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관리자의 결과물에는, 자기 업무의 결과뿐만 아니라 부서의 결과물까지 포함된다.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부서장은 그 부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그밖에 연관된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관리자의 결과물에, 한 가지를 더 포함한다.


영향력이다.

관리자의 영향력이 미치는 관련 부서의 결과물이다. 자신이 관리하는 부서 이외에 영향력을 미치는 부서가 있다면, 그 부서의 결과물도 관리자의 결과물에 포함된다는 말이다. 언뜻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럼 도대체 어디까지가 관리자의 책임이라는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동체에서 좋은 영향력을 다양하게 그리고 많은 사람에 전하는 것도 관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그렇다. 리더의 영향력에 관해 이야기하니, 옛날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스승이 제자들을 방으로 불렀다.

자리에 앉은 제자들에게 문제를 냈다. 1냥의 돈으로, 이 방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을, 그날 밤까지 구해오라는 거였다. 제자들은 고민하다가 각자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고 흩어졌다. 한 제자가 먼저 도착했다. 추수가 끝난 시점이라, 묶어놓은 볏짚을 가져왔다. 볏짚을 풀러 펼쳐보았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다른 제자가 도착했는데, 한지를 사 왔다. 한지를 벽에 붙이면 다 채울 수 있을 듯해서였다. 볏짚보다는 많은 부분을 채웠지만, 한계가 있었다. 풀이 죽어있는 두 제자 이외에 한 제자는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도착하지 않았다. 답을 찾지 못해서 못 오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 제자가 도착했다. 제자가 들고 온 것은 초였다. 초에 불을 붙이자 온 방이 환해졌다. 빛으로 방을 가득 채운 거다.


리더의 영향력은 빛과 같다.

리더의 말 한마디가 구성원의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 빛으로 가득 채울 수도 있고, 어둠으로 가득 채울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보라는 말 한마디로 용기를 얻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그 시도로 좋은 결과물을 얻는다. 마음이 빛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만들어진 일이다. 의욕적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리더의 부정적인 말 한마디에 포기하고 만다.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으니, 아무런 결과도 없다. 마음이 어둠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구성원임과 동시에 리더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분명히, 내 말 한마디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다. 리더가 아니더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영향이 빛이 될지 어둠이 될지는 누가 결정할 수 있을까? 내가 결정할 수 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따라 빛으로 채워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어둠으로 채워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채우는 사람인가? 앞으로, 무엇을 채우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사람을 마주할 때, 이 질문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