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의 의미

by 청리성 김작가

둘이 하나가 된다는 말은, 참 간단하게 들린다.

들리기는 간단하지만, 생각할수록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말은 주로, 결혼할 때 사용한다. 다른 삶을 20년 이상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꾸리는 거다. 서로 사랑하니까 그리고 함께하면 좋으니까, 결혼도 그럴 거로 여기지만 생각보다는 어렵다. 연예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은 것이 들린다. 느끼지 못했던 것도 느끼게 된다. 좋은 부분이면 좋겠지만, 그 반대가 더 많다.


가장 흔하게 드는 예는 치약이다.

한 사람은 밑에서부터 짜는데, 다른 한 사람은 집히는 대로 짠다. 몇 번을 이야기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일부로 그러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누적된 습관 때문에 그렇다. 서로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마음에 틈이 생기게 된다.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여기는 게 아니라, 마음이 변했다고 여기는 거다. 여기서부터는 모든 것이 다, 안 좋게 보인다. 심지어 좋았던 부분까지 안 좋게 본다. 조잘조잘 말을 잘해서 좋았던 것이, 말이 많아 성가시다는 것으로 바뀐다. 하나가 되는 건, 이렇게 어려운 거다.


결혼 이외에 하나가 되는 건 뭐가 있을까?

기업과 기업이 하나가 되는 게 있다. 전문용어로, 합병이다. 인수와 합병을 통틀어 ‘M&A’라고 표현하는데, 인수는 한 회사에 흡수되는 것이니 둘이 하나가 된다고 말하기 좀 뭣하다. 합병도 두 회사가 그냥 하나의 회사가 되는 것이라 여기면 간단하다. 정말 그럴까? 결혼보다 더 어렵다. 결혼은 두 사람이 잘 협의하고 마음을 맞추면, 극복하면서 나아갈 수 있다. 기업은 어떨까? 두 사람이 아니라 수십에서 수백 명의 사람이 마음을 맞춰야 한다. 모두가 다 맞춰야 하는 건 아니지만, 관련된 사람들과는 마음을 맞춰야 한다. 가장 충돌할 수 있는 ‘기업 문화’라는 거다.


이외에도 많다.

조직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하고, 재무 회계 관련 부분도 정리해야 한다. 인사에 관련된 부분도 있고, 사무실 사용에 관한 부분도 있다.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도 맞춰야 한다. 시스템은 IT와 관련된 시스템도 있지만, 결제나 보고 체계 등에 관한 운영 시스템도 있다. 세부적으로 나누면 수십 수백 개가 넘는 항목에 대한 부분을 하나씩 검토하고 논의해야 하는 거다. 이것을 합병 후 통합과정, PMI(Post-Merger Integration)라고 표현한다. 두 사람이 하나 되는 것도 큰일인데, 기업이 하나가 되는 게 어찌 간단할 수 있겠는가?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주위 깊게 살피고 논의해야 한다.


둘이 하나가 될 때는, 희생이 따른다.

희생은 강요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하는 거다.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 내 것을 강요하기만 하면 틀어지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처음이 중요하다. 틈이 최대한 벌어지지 않도록, 서로가 존중하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잘 이어갈 수 있다. 처음부터 틀어지면 다시 맞추기 쉽지 않다. 관성이 작용한다. 조금의 틈은, 완전히 메우기 전에는, 점점 더 벌어질 뿐이다. 조금 단단해진 상태에서는 잘 틀어지지 않는다. 웬만한 충격에도 견고하다. 조금 틀어졌다고 해도 금방 회복할 수 있다. 그사이 회복 탄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둘이 하나가 되는 것도, 시작이 반이다.

시작을 잘 끊으면 흐름을 타고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좋은 기운을 받아 수월하게 굴러갈 수 있다. 많은 힘과 노력을 처음에 쏟아야 하는 이유다. 처음부터 견고한 것이 낫다. 일단 하고 틀어지면 고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빠르게 시도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에자일 기법이 주목받고 있지만, 둘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는 위험하다. 목적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방법을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지혜라고 표현한다. 지식보다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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