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우연은 없다.

믿고 받아들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by 청리성 김작가

글은 쓸 때마다 신기한 느낌을 받는다.

‘이걸 써야지!’ 생각하고 글을 시작하는데, 내용이 내 의지와는 다르게 흐른다. 가랑비처럼 살짝 느낄 때도 있지만, 거센 파도처럼 강렬하게 느낄 때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쓰면서 머리가 삐쭉 서고 양팔에 소름이 돋는다. 그걸 느끼면서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손가락이, 쏟아져나오는 문장을 받아내지 못해 버벅거릴 때도 있다. 심장 박동이 달리기할 때처럼 뛰기 시작하는데, 그 소리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모든 감각이, 각자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느낌을 전한다. 글 중독이 되는 이유다.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어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최대까지는 아니었지만, ‘어? 또 그러네?’라는 생각이 올라왔다. 쓰던 중간에 멈추고 다시 쓸지 고민도 했지만, 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기로 하고 계속 썼다. 사연은 이렇다. 링크드인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되어 가는데, 매일 경영 도서 리뷰를 올린다. 평일에만 올리는데, 최근에 읽었던 책을 시작으로 오래전에 읽었던 책도 올린다. 한 챕터씩 쪼개서 주요한 내용을 올리고, 그에 따른 경험과 생각을 덧붙인다. 비즈니스 관련 SNS이다 보니, 개인적인 부분보다는, 그와 관련된 내용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어제는 다른 글을 쓰고 싶었다.

비 때문인지 귀찮은 마음이 발동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글을 쓰고 싶었다. 최근에 출간 계약한 책을 간단하게 소개하면서, 지금까지 출간한 책들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다. 내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첫 문장을 시작했다. 이 문장 때문이었을까? 임용고시 준비부터 결혼한 이야기와 아이가 태어나서 재도전하지 못한 것을 이야기했다. 우연히 선배 회사에 들어가서 새로운 일을 했고, 또 다른 기회를 얻은 이야기를 했다.


감회가 새로웠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회사를 옮긴 일과 기존 거래처 담당자분이 도와준 이야기도 풀었다. 4년 전부터 새로운 부서의 부서장이 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한 이야기도 썼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도전이었다. 힘들었지만 그 이유를 알게 됐고, 새로운 기회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모든 것이 은총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글도 그렇고 삶도 그렇다.

우연처럼 이어지지만, 우연이 아니다. 우연이라는 가면을 쓴 필연이다. 그렇게 믿는다. 내 이야기를 풀면서 깨달았다. 띄엄띄엄 알아차리긴 했는데, 짧게나마 삶의 여정을 정리해 보니 그랬다. 천직이라 여겼던 교사를 하지 않은 것. 전공도 아니고 해본 적도 없던 일을 서른에 시작한 것. 전혀 몰랐던 일을, 할 기회를 얻고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그 계기로 새로운 곳에서 자리 잡고 확장한 것. 또 다른 도전을 제안받아 시작했고, 그 도전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그렇다.


이런 의문이 든다.

‘원하는 대로 했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원하던 교사를 했으면 천직으로 여기고 재미있게 생활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오히려 반대였을 가능성이 크다. 동기들의 생활을 들어보면 그렇다. 갈수록 교사들이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도 근거 중 하나다. 어떤 길을 가든 그 길이 마음에 든다 안 든다, 따질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은 나에게 필요해서 일어난 일이다. 그것을 믿고 받아들이고 충실하면,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믿고 받아들이고 충실했는지 되물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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