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해 봐요>라는 동요가 있다.
노래는 짧다.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아이참 재미있다.” 이 가사를 보고 음률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요렇게!”라고 할 때는 그냥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환한 표정이나 찡그린 표정 아니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정해진 건 없다. 주도하는 사람이 마음대로 하면 된다. 표정이 아니라 소리를 낼 때도 있고, 어떤 동작을 취할 때도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발표회 진행할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이 동요를 활용하기도 한다. 매우 어려운 동작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어려운 동작을 해내는 부모님이 있으면 큰 박수를 받는다. 선물은 덤이다.
‘나처럼’은 ‘나와 같이’다.
나와 같이 표정을 짓고 나와 같이 소리를 내고 나와 같이 동작을 하길 바란다. 내가 하는 것과 똑같이 하라고 주문하는 거다. 똑같지 않다면, 최소한 비슷하게라도 하라는 거다. 웃는데 찡그린 표정을 지어서는 안 된다. 강아지 소리를 냈는데, 고양이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다르게 하는 건, 나처럼 하는 게 아니다. 나처럼 해보라고 노래 부르며 동작을 하는데, 따라 하지 않으면 기운 빠진다.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처럼’은 그렇다.
의도한 결과의 전제조건이다.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고,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뒤에 따라오는 어떤 조건도 인정되기 어렵다. 대학 원서 넣을 때가 떠오른다. 체육 관련 학과에 지원했는데, 그때 잠시 꿨던 꿈이 경찰과 경호원이었다. 이유는? 멋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화와 드라마가 그렇게 바라보게 했다. 대학을 알아보는데, 경호학과가 있었다. 다른 과는 없는데, 이 과만 지원 조건 몇 가지가 있었다. 그때 눈에 걸린 조건이 있었는데, 키였다. 제시한 키 조건이, 약간(?) 충족되지 않는 거다. 이외의 조건은 충족됐는데,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키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지원을 포기했다. 그냥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나처럼’ 하기 위해서도, 전제조건이 있다.
어떤 전제조건일까? 나처럼 표정을 짓고 목소리를 내고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보고 잘 듣고 잘 살펴야 한다. 잘 보지 않으면 다른 표정을 짓는다. 잘 듣지 않으면, 엉뚱한 소리를 낸다. 잘 살피지 않으면, 비슷하지만 다른 동작을 하게 된다. 전혀 다른 표정을 짓거나 소리를 내기도 한다. ‘나처럼’이라는 의도와 전혀 맞지 않은 결과를 내는 거다. 의도에 맞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잘 받아들여야 한다.
소통도 그렇다.
소통이 잘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소통이 잘 되는데 필요한 선행 조건과 최소한의 조건이 무엇인가? 듣는 거다. 소통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대체로 잘 듣지 않아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된다. 잘 듣지 않으니, 상대방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못한다. 오른쪽 다리가 간지럽다고 했는데, 왼쪽 다리를 긁는 이야기 하면 마음이 어떤가? 더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다음에도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아니다. 소통되지 않는 사람과는, 함께 하고 싶지 않다. 멀리하고 싶다.
함께 하려면 소통이 되어야 한다.
소통이 되려면, 잘 들어야 하고 잘 살펴야 한다. ‘나처럼’이라는 동요처럼 박자를 잘 맞춰야 한다. 상대방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부하라는 말도 아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경청해야 한다는 말이다. ‘聽’ 들을 청. 임금의 말을 듣듯이 열 개의 눈으로 보고 하나의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경청이 되면 소통은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소통이 되면 마음이 움직인다. 마음이 움직이면 행동으로 이어진다.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습관이 되면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된다. 원하는 것을 이루면, 삶이 바뀐다. 이것이 바로, 경청의 힘이다. 삶을 바꾸는 전제조건이 경청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