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설명하는 사람이 나를 증언하는 사람이다.

by 청리성 김작가

짧은 동영상의 시대다.

어떤 플랫폼이든, 이 형식의 콘텐츠는 다 있다. 글을 올리고 읽던 플랫폼에서, 어느새 짧은 동영상이 주를 이루는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영상에서 이미지로 그리고,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생각을 요구하는 콘텐츠에서 한눈에 파악하는 콘텐츠로 바뀌었고, 이제는 그냥 보기만 하면 알아서 알려주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 언제부턴가 이런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몇 번을 넘기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나의 콘텐츠는 매우 짧지만, 이 콘텐츠로 이어지는 릴레이는 매우 길게 이어진다는 거다. 이걸 깨닫고 하나의 플랫폼을 삭제하기도 했다. 그대로 뒀다간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이, 반복될 것 같아서였다.


영상은 다양하게 올라온다.

이미 방영된 드라마나 스포츠 장면이 올라온다. 유튜브 채널에서 방영한 내용 중 일부가 올라오기도 한다. 요즘은 대선 시즌이라 그런지,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영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연설이나 토론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대선 후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매우 아름다운 영상이 나오기도 한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는지 하는 생각에, 입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보지 않고 설명으로 들었다면 믿기지 않을 영상도 있다.


CCTV에 찍혔을 법한 영상이 그렇다.

흐릿한 영상은, 실제 CCTV에 찍힌 영상으로 보인다. 자동차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도 그렇다. 의도하거나 기획한 영상이 아닌, 실제 벌어진 일이 담긴 영상이다. 아찔한 장면도 있고 믿기지 않는 장면도 있다. 누군가 이 영상을 말로 설명했다면, 믿지 못했을 거다. 이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는 참 별일이 다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영상들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우리나라는 CCTV 천국이라고 한다.

어디를 가나 CCTV가 있다. 요즘 범인은, CCTV가 잡는다는 말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범죄를 저지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CCTV다. 세상 곳곳에 설치된 눈이기 때문이다.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양날의 칼처럼,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건 사실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을 떠올리면 그렇다. 그때 CCTV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많은 사건이 해결됐을 수도 있다. CCTV는 길거리에만 설치된 게 아니다.


나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도 곧 CCTV라고 할 수 있다.

나를 계속 지켜보면서, 나의 모습을 마음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담긴 모습이 때로는 나를 질책하기도 하지만, 나를 보호하는 방패가 되기도 한다. 모함으로 시달릴 때,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방어해 준다. 실제 보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 상황에 직접 있진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바라본 모습으로 장담할 수 있는 거다. “나를 대신해서 나에 대해서 잘 이야기해 줄 사람이 많은가?” 지금까지 살아낸 삶을 평가하는 좋은 기준이 되는 질문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가? 그런 사람이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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