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으로도 애절한, 어머니

by 청리성 김작가

야구에서 가장 힘든 포지션은 어디일까?

포수다. 모든 포지션이 다 힘들겠지만, 포수만큼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날이 더워지면서 이 포지션은 더 힘들어 보인다. 많은 장비를 착용하고 있고, 수비할 때는 투수의 공을 받아야 하니, 한시도 쉴 틈이 없다. 가끔 타자가 친 공에 맞는 모습을 보면, 순간 움찔하기도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할까? 간접적으로, 얼마나 아플지 조금은 느껴진다. 포수는 힘든 역할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포수를 부르는 호칭을 봐도 그렇다.


“안방마님”

포수 포지션을 그렇게 부른다. 야구 중계를 보면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왜 그럴까? 포수가 집안의 중심을 잡는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야구 볼 때 포수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투수한테 어떤 공을 던지라고 사인을 보내면서 투수를 이끈다. 타자와 가장 가깝게 있어서, 어떤 공에 약하고 강한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야수들에게 사인을 보내기도 한다. 번트 동작을 보이면서, 번트할 수도 있으니 대비하라고 알려준다. 벤치를 보면서 어떤 사인을 낼지도 확인한다. 감독이나 코치의 작전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거다. 아버지의 의견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어머니처럼 말이다.


어머니의 역할이 그렇다.

굳은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챙기고 조율한다. 이것이 어머니의 모습이다. 당신을 희생해서 집안을 보살핀다. 가장인 아버지가 중심을 잡고 가족을 이끄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되도록 살피는 게 어머니다. 있을 때는 모르지만, 없으면 가장 큰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 자리가 어디인가? 어머니다. 어머니가 없으면 소소한 것도 불편하다. 챙겨 받던 버릇이 그렇게 만든다. 어머니들도 그렇다. 사소한 것으로 귀찮게 한다고 뭐라고 하시지만, 그렇게 당신을 찾는 것을 낙으로 여긴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가 며칠 자리를 비웠다. 어머니는 남편과 자식들 걱정으로 빈자리를 계속 챙긴다.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옷은 잘 챙겨 입는지 한시도 마음을 두지 못한다. 걱정하는 어머니를 안심시키려고, 남편과 자식들은 잘 챙겨 먹고 잘 챙겨입는다고 말한다. 귀찮지 않아서 좋을 만도 한데, 어머니는 이내 속상해한다. 당신이 없어도 잘 지낸다고 하는 가족들이 서운한 거다. 어머니는 돌아와서, 알아서 잘한다고 하는 가족들을 보며, 당신은 필요 없는 거 아니냐며 토라진다. 가족들은 어머니가 무엇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지 알아차린다. 이후, 일부러 어머니를 찾는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어머니를 찾는다. 어머니는 귀찮다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이 집 사람들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돌아가!”


어머니라는 자리가 그런가 보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처지(?)라 깊이 이해할 순 없지만, 여러 생각이 든다.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는지, 의아할 때가 많다. 아버지보다 더 강한 분이라는 것을 느낄 때도 많다. 가장 여리면서 가장 강한 분이 어머니다. 스스로 당신을 챙기지 못하는 분이 어머니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 ‘어머니 같은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게 이런 이유가 아닐지 싶다. 다 주고 또 주어도,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마음. 그 마음을 잘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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