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필요

목적을 잃은 필요?

by 청리성 김작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잊지 않아야 하는 것

지금은 불가피하게 가지 못하고 있지만, 캠핑을 좋아한다.

가족 모두가 캠핑을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면 캠핑을 떠났다.

집에서 1시간 내외의 거리만 가도, 캠핑 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서 좋다.


캠핑을 떠나기 위해서는 짐을 꾸려야 한다.

텐트는 기본이고, 식기류와 의자 등 장비를 챙겨야 한다.

끼니마다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에, 음식 재료도 다양하게 챙긴다.

그밖에, 다양한 옷과 놀 수 있는 것들도 챙겨야 한다.

이것저것 챙긴 짐을 마루에 모아놓으면, 이삿짐을 방불케 할 정도, 한가득 쌓인다.

하루 이틀 있다 오는 것인데, 짐만 보면 일주일 이상 있어도 될 정도로 보인다.

가서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일단 챙기고 보는 것도 있다.


캠핑을 갔다 오면, 매번 입지 않은 옷과 먹지 않은 음식이 발생한다.

챙길 때는 꼭 필요할 것 같고 꼭 먹어야 할 것 같았는데, 막상 가면 그렇지 않다.

생각했던 것보다 덜 필요했거나, 마음이 바뀌어서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도 있다.

신기한 것은, 매번 갈 때마다 그렇다는 것이다.

몇 번 가면 감이 생겨서, 적당히 챙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때는 안 먹고 안 필요했지만, 이번에는 꼭 필요할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가서 먹고 소비하기 때문에, 갈 때의 짐보다 올 때의 짐이 적은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거의 차이가 없다고 느낄 때도 있다.


생각은 언제나, 필요 이상을 찾는다.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게 낫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의 것을 추구하다 보면, 정작 필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캠핑을 떠나는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자연 속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필자 역시도 마찬가지다.

더운 날씨에 텐트를 치면, 땀에 흠뻑 젖는다.

텐트를 다 치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잊지 못하는 추억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먼 산을 바라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잔잔함을 느끼기도 한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거나 물고기를 잡으면서, 걱정 없던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잠시나마, 복잡한 현실을 잊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보다, 짐 챙기는데 신경을 더 많이 쓸 때가 있다.

때로는 이 문제로 서로 다투기도 한다.

좋은 시간을 보내기로 한 목적은 잊고, 짐을 가져가니 마니하며 신경전을 벌인다.


캠핑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순간순간도 그렇다.

정작 필요하고 목적했던 것은 잊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것에 목숨을 건다.

대나무에 마디가 있는 것처럼, 삶의 중간중간 마디 같은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목적을 잊진 않았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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