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테스트.
홍보 목적으로 많이 하는 테스트인데, 말 그대로, 눈을 가리고 하는 방식이다. 왜 눈을 가릴까?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다. 우리는 매우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매우 주관적이다. 편견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한 번 머리에 자리 잡은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어제 오랜만에 집 근처 황톳길을 걸으면서, 다시 느꼈던 부분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두 분이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를 듣는데, 소름이 돋았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이렇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셨네!’
블라인드 테스트는 후발주자가 많이 한다.
신생 업체나 선두 업체를 따라가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거다. 여기에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기술력이다. 기술력은 있는데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서 고전하는 기업이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를, 그 제품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음식이라면 맛있기 때문이고, 가전제품이라면 성능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거다. 정말 그럴까? 그런 이유도 있지만, 아닌 부분도 있다. 브랜드만 보고 선택하는 이유도 있다는 말이다.
유명한 블라인드 테스트가 몇 가지 있다.
콜라와 사이다의 비교도 그중 하나다.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사이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같은 탄산음료인데도 뭔가 다르다. 콜라가 조금 더 단맛이 난다면, 사이다는 청량한 느낌이 더 든다랄까?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는 된다. 눈을 뜨고 마셨을 때는 말이다. 눈을 가리고 두 음료를 마신다면, 정확하게 맞춘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많지 않다. 실제 해봤는데, 정말 헷갈린다. 더 단맛이 느껴져서 콜라인 줄 알았는데, 사이다였다. 눈에 보이는 색깔 차이가 단맛의 강도를 결정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커피 테스트도 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십 년도 훨씬 더 된, 블라인드 테스트가 있었다. 커피 맛에 대한 테스트였다. 참가한 사람은 유명 바리스타들이었다. 커피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 브랜드 커피는 많이 있다. 당연히 그 커피 브랜드 중 하나가, 일등을 할 것으로 여겼다. 결과는 어땠을까? 도넛으로 더 유명한 ‘던킨’의 커피가 일등을 차지했다. 던킨 커피를 즐겨 마셨던 나로서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었다. 커피에 대한 입맛을 인정받은 느낌이랄까?
블라인드는, 눈만 가리는 게 아니다.
편견을 가리는 거다. 본래 알고 있던 정보 혹은 취향 등을 모두 가려서, 정말 객관적으로 살피도록 돕는다. 지극히 주관적인 사람에게 객관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진 않지만, 그나마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면접에서도 블라인드 방식이 적용되는 곳이 있다고 한다. 학력이나 기타 이력을 보지 않고, 사람만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면접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지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알기 위해 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위해 보는 거다. 앞으로의 가능성은 그 사람 안에 있지, 겉에 있는 게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객관적으로 보는 게 매우 어렵지만, 최대한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하는 거라면, 능력과 어울려서 일할 수 있는지 사람인지를 보면 된다. 다른 것은, 그다음이다. 우리의 편견은, 그다음으로 여겨도 될 것을 최우선으로 놓고 판단하게 한다. 편견은 그 사람에게도 좋지 않지만, 나 스스로한테도 좋지 않다. 올바른 판단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없을지 몰라도,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좋지 않은 느낌을 줬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공격받지 않기 위해서는, 나부터 공격하지 않아야 한다. 이 또한, 끌어당김의 법칙이 작용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