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고민한 일(?)이 있었다.
‘있었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 고민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무리했다고 해서 끝난 건 아니다. 시작하는 것에 관한 고민이었기에, 이제 시작하는 첫 단추를 끼운 거다. 어떤 고민이었을까? 대학원 진학이었다. 일 년 좀 넘게 고민했었고, 내년 정도 계획했는데 올해, 후기로 가게 되었다. 우연히 공고문을 보게 되었고, 공고문을 보는 순간 지금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올라왔다. 이번에 미루면 더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집 마감을 며칠 앞두고 서둘러 서류를 준비해서 보냈고, 지난주 토요일 면접을 봤다. 그리고 어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원은 생각지도 않았다.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학교가 아니어도 배울 수 있었으니, 대학원에 진학할 이유가 없었다. 학위 욕심도 없었다. 이 생각은 코칭을 배우고 조금 더 성장한 다음, 바뀌게 되었다. 코칭을 더 넓고 깊게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대학원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대학원에서 코칭 과정을 도입했고, 네트워크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여러 대학원에서 코칭 과정을 다루는데, 그 시초인 거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이 학교가 모교라는 사실이다. 졸업한 지 22년 만에 다시 같은 학교에 가게 됐다. 면접 때 오랜만에 찾았는데,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환경은 달라져 있었지만, 곳곳에서 만든 추억은 그대로 떠올랐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고, 고민한 이유는 두 가지다.
시간과 돈이다. 시간은 항상 모자랐다. 다행히 대학원 수업이 토요일 전일제로 진행되지만, 주말도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성당에서 사목회 일을 하고 그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니, 주말이 주중보다 더 바쁘기도 하다. 2년 동안 토요일 일정을 빼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내년으로 계획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내년에는 중요한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으니, 토요일에 여력을 내기가 수월했다. 다음은 시간보다 더 고민됐던, 돈이다. 다른 대학원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목돈이 들어간다. 첫째 대학교도 대출로 보내고 있는 형편인데, 대학원을 간다는 게 괜찮을지 고민됐다. 이 고민은 몇 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이나 나중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거다.
고민을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행동이다.
저지르면 방법이 찾아진다. 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대학원 과정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꼭 필요한 부분을 하기 위해 결정하면, 다른 것은 그에 맞춰서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가장 어려울 때는, 이것과 저것 사이에 결정하지 못할 때다. 하나를 결정하면 다른 하나는 자동으로 사라지면서, 결정한 사항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고민하는 이유와 방향도 달라진다. 어떻게 하면 잘 진행할 수 있을지에 맞춰지는 거다.
시간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였다.
올해만, 하루 이틀 정도, 빠지면 될 것으로 보였다. 이 문제는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그리 큰 사항이 아니었다. 하루 이틀 일정으로 한 한기를 미룬다는 건, 여러모로 아쉬웠다. 문제는 돈이었는데, 이 또한, 가능한 해결책이 보였다. 동문 장학금이 25%나 됐다. 4학기라면 1학기는 무료로 다닐 수 있다는 말이다. 매 학기 25% 할인을 받으니 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직 신청하진 않았지만,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있었다. 한국장학재단에 신청할 수 있다는 거다. 첫째가 등록금 대출을 받는 곳이다. 가능 여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일단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걱정은 걱정을 낳는다.
걱정은 절대 해결책을 낳지 않는다. 걱정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하는 거다. 정말 해야할 것이라 여긴다면 그리고 정말 필요한 것이라 여긴다면, 일단 결정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이후에 고민할 부분은 이후에 생각하면 된다. 내가 하는 선택이 올바른 길이고 나에게 필요한 길이라면, 반드시 방법이 생긴다. 방법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건 내 길이 아닌 거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필요하다면 길이 보일 것이고, 필요하지 않다면 길이 보이지 않을 거다. 길이 있을지 없을지 고민할 시간에, 결정하고 행동해야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