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눈을 가린다.

by 청리성 김작가

사람의 눈을 가리는 것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마음의 눈이다. 마음의 눈이 닫히면, 두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뉴스에서 소개하는 사건 사고를 봐도 그렇다. ‘아니, 왜 저랬지? 정말 저걸 몰랐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삼척동자도 다 안다는 말처럼, 아이들이 생각해도 쉽게 드러날 일을 저지른 거다.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잠깐만 생각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버젓이 저지른다. 위험에 처하면 머리를 모래에 처박는 타조가 떠오른다. 자기가 보이지 않으니, 다른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고 여기는 거다. 참, 어리석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사람을 보면, 절대 어리석지 않다.

뛰어난 학력을 지닌 사람도 많다. 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학력이 좋다는 건 그래도 공부 좀 했다는 말이고, 공부 좀 했으니, 머리도 좀 돌아갔을 법한데 말이다. 이유를 가만히 살펴보니,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 사람에게는 보이지만, 능력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이유. 한 단어로 정리된다. 교만이다. 교만이 들어선 사람들은 잘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게 안 보인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그런 듯 보였다. 보이는 게 없다는 말이, 정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말 보이는 게 없어 보인다.

막무가내고 독단적이다. 여러 상황과 정황을 따지지 않고,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다. 당황스럽다 못해 황당하기도 하다.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라는, 당연한 문장을 붙여둔 이유가 이 사람들 때문이 아닐지 싶다. 이런 모습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을 용기를 청하며.’라는 문장을 적고 다짐한 적도 있다. 침묵하니 그래도 되는 줄 아는 것 같아서 그랬다. 실제 그렇다. 말하지 않으면, 그래도 되는 줄 안다. 알려줄 필요가 있다. 잘못된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알려줄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 쉽지 않은 게 문제긴 하지만.


내가 침묵하면 다른 사람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에 침묵하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그 피해가 간다는 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화살은 생명력이 뛰어나 돌고 돈다. 돌고 돌다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 화살이 되돌아올 수도 있고, 다른 화살이 올 수도 있다. 악습을 없애는 방법이 끊어버리는 것이듯, 부당한 화살을 없애는 방법은 끊어버리는 수밖에 없다. 누가?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으로 끊어버려야 한다.


공동체의 악습을 끊는 방법과 같다.

내 선에서 끊는 거다. 올바른 정신을 가진 선배들이 그랬다. “내 대에서 끊어야 한다.” 자기들은 부당함을 당했지만, 그것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거다. 실제 그렇게 한 선배들 덕분에 후배들이 악습의 피해자가 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후배는 어떻겠는가?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는가?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리는 첫 번째 단추는, 악순환을 끊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가, 미약하나마 그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 보람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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