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되지만, 타인은 안 되는 관계

by 청리성 김작가

누군가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할 때, 두 가지 마음이 든다.

아무렇지 않거나, 불편한 마음이다. 아무렇지 않다는 표현에는 동의하는 것도 포함한다. 같은 말이라도 누구냐에 따라 마음이 갈리는 거다. 왜 마음이 갈릴까? 전자의 사람을 보면, 나와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혹은 사이가 별로인 관계다. 상관없는 사이거나 사이가 별로인 관계일 때는, 그 사람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크게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 후자는 다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기분이 안 좋다. 사실이라고 해도 기분이 별로다. 사실관계에는 동의해도, 다른 사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게 싫다. 왜 그럴까? 상관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친한 사이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렇다.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건 못 본다.


아이를 혼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이런 광경을 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종종 봤던 모습이 있다. 한 엄마가 길거리에서 아이를 혼낸다. 무슨 잘못을 했길래 길거리에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아이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냥 지나가면 되는데, 한 사람이 한마디 거든다. “그러니까 엄마 말 잘 들어야지!”와 같은 종류의 말이다. 엄마를 두둔하는 거다. 이때, 엄마가 발끈한다. 당신이 뭔데 애한테 뭐라고 하냐고, 윽박지른다. 엄마가 터트리든 분노의 화살이 지나가든, 모르는 사람에게 향한다. 옥신각신하다가 엄마는 아이 손을 잡아채서, 어디론가 향한다. 한 마디 거둔 사람은 황당한 표정을 잠시 짓다가, 자기 갈 길을 간다.


지나가던 사람뿐만이 아니다.

자기 아이를 혼내거나 뭐라고 하는데, 같이 듣던 누군가가 맞장구를 치면 어떤가? 동의해 주는 사람이 있어 반가운가? 아니다. 기분이 나쁘다. 내가 내 아이를 혼내는 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건 못 봐준다. 아이에게 엄하게 하는 사람이 특히 더 그렇다. 맞장구친 사람은, 지나가던 사람처럼, 한 소리 듣기도 한다. 심사가 뒤틀렸던 사람이라면, 날 만난 사람처럼 한바탕 난리를 부린다. 아이를 혼내다가, 어른들 사이가 나빠지는 상황으로 번지는 거다.


사람 관계가 이렇다.

나와 관계된 사람 그러니까, 나와 친하거나 마음을 나눈 사이인 사람은 다르다. 타인의 간섭을 불허하게 된다. 내 가족은 더욱 그렇다. 내가 내 가족 욕은 해도, 다른 사람이 우리 가족 욕하는 꼴은 못 본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다른 문제도 그렇다. 하소연하는 말을 듣고 잘못 맞장구쳤다가는, 다시는 안 보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남의 가정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는 거다. 요즘 아이들 말로, ‘낄끼빠빠’를 잘해야 한다. 낄 때 끼고 빠질 때는 빠져야 한다는 말이다.


내게 소중한 사람이 있듯 타인도 소중한 사람이 있다.

소중한 사람은, 나에게 잘못했어도 소중한 사람이다.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불만을 쏟아낼 순 있지만, 소중한 사람이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다른 누군가가 모라고 하는 건 더 참지 못한다. 조언이라고, 타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함께 공격하는 건 위험하다. 자칫 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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