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우선순위를 잘 살펴야 할 때.

by 청리성 김작가

새로운 시작을 했다.

대학원 진학이다. 몇 년을 고민했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여건을 살폈다. 경제와 시간의 여건이 허락되어야 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둘의 여건이, 다 될 때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었다.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을 하던 차, 가려는 학교의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접수 마감이 며칠 남지 않았다. 몇 년을 고민했던 것을,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 ‘일단 접수하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면접 일정을 확인했다. 면접을 봤고, 합격했다. 대학원 진학을 미루게 했던, 경제와 시간의 여건이 위치(?)가 달라졌다.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 맞춰야 할 대상으로 바뀌었다.


경제적 여건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알아봤다.

사실, 빠르게 결정했던 이유 중 하나가, 목돈이 들어올 계획이 있어서였다. 우여곡절로, 목돈이 들어올 계획이 무산되었다. 무산되었다기보다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미뤄진 거다. 대학원에서 안내해 준 ‘한국장학재단’을 통해서 대출을 알아봤다. 첫째 아이도 여기를 통해 학비 대출을 받고 있어서 낯설진 않았다. 신청했고, 다행히 가능하게 되었다. 전액 대출을 받았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대학원 장학금 중 동문 장학금이 있는데, 학비에 25% 할인을 해줬다. 4학기 과정이니, 한 한기는 무료로 다닐 수 있는 거다. 공부하고 싶은 과에 동문 혜택도 받으니, 금상첨화라고 해야 하나? 여러 가지가 조화롭게 잘 맞춰져 갔다.


시간의 문제도 큰 것이 아니었다.

토요일 전일제 수업이라 시간의 제약은 크게 없었다. 성당 활동이나 기타 활동들을 조절해야 하는데, 대학원 진학 결정을 하니 또 그렇게 흘러갔다. 하루 정도 시간을 빼야 하는 것 말고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고자 하면 방법이 생긴다는 말을, 다시금 실감했다. 이것 때문에 혹은 저것 때문에, 못하는 게 아니다. 그럴 거라는 생각이 걱정으로 자리 잡고, 걱정이 실행에 발목을 잡는 거였다.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과연 하지 못하는 여건 때문인지 결단이 부족해서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단하면 모든 것은 그것에 맞게 흘러간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어쩔 수 있게 변한다. 상황이 아닌, 그 상황을 바라보는 마음이 변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 변하는 게 또 있다.

우선순위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유는, 삶의 방향을 바꾸거나 가는 방향에 힘을 싣기 위함이다. 지금 하는 우선순위가 바뀔 수밖에 없다. 가장 우선 자리에 올 수도 있고 두 번째나 세 번째가 될 수도 있다. 그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 새로운 시도가 그 아래 순번이라면 굳이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가 있을까? 새로운 시도가 인생 계획에 들어오면, 그 자리에 있던 다른 것이 밀려난다. 바로 밑으로 밀려나기도 하지만, 많이 내려가기도 한다. 새로운 시도로 기존의 순서도 바뀌는 거다. 새로운 시도가 중심이 된다. 지금까지 했던 것이 없어지기도 한다. 굳이 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다. 새로운 시도는, 삶의 여러 가지를 바꾼다.


나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우선순위를 살펴보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무심코 했던 삶의 우선순위를 살펴보고 바꾸거나 없애야 할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새로운 우선순위를 포함할 필요도 있다. 우선순위 재정비를 위해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계속 유지하고 있는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우선순위를 바꿀 필요는 없는가?’, ‘새롭게 시도한다면 어떤 우선순위를 넣을 수 있을까?’, ‘밑으로 내리거나 없애야 하는 우선순위는 없는가?’


우선순위는 삶의 계획이다.

삶의 목표가 있다면, 계획이 적절한지 계속 살펴야 한다.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다. 방향이 벗어났는지도 모른 채 열심히 달려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열심히, 잘못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서 잘못하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고, 슬픈 일이다. 너무 멀리 잘못 가지 않도록, 수시로 우선순위를 살피고 점검해야 한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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