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자유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말은, 욕심이 없다는 말과도 같다. 욕심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롭다. 얽매이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욕심이 날 때는 어떤가? 마음이 불안하다. 하나라도 더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조금이라도 더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허둥대게 한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불안하게 한다. 조급하고 허둥대고 불안한 모든 것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아니, 이런 것들로 마음이 불편해진다.
내려놓으면 어떤가?
편안해진다. 없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적당히 먹고 멈추는 행동은, 스스로 절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도 된다는 마음은 어떤가? 마음을 얽매이지 않게 한다. 아무런 감정을 내지 않으니, 마음이 여유롭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모든 것이 편안해진다. 그게 어려울 뿐이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내야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표현은 다른 의미도 있다.
의도하지 않는 거다. 의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의도하지 않는 것은, 벌어지는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공동체 안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여러 사람이 모여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일하거나 모임을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때가 있다.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흐를 때, 의도하게 된다. ‘아!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아! 저렇게 돼야 하는데.’ 의도를 품게 된다. 의도한 방향과 같으면 괜찮지만, 문제는 의도한 방향과 다를 때다.
의도한 방향과 다르면 어떤가?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는가? 아니면 이의를 제기하는가? 상황이나 중요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공통으로 벌어지는 것이 있다. 마음에 균열이 생기는 거다. 기분이 나쁘다는 표현이 될 수도 있고, 불편하다는 표현이 될 수도 있다. 의도와 다르게 흐를 때, 그런 마음이 든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이 불편하다. 뭘 해도 이 마음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그것과 상관없는 일을 해도 영향이 미친다. 불편하고 흐트러진 마음이 계속 이어진다. 짧으면 하루 길게는 며칠이 가도 가시지 않을 때도 있다.
의도하지 않으면 어떨까?
의도를 아예 하지 않을 순 없지만, 받아들이는 태도는 바꿀 수는 있다.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더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가려고 그러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 거다. 마케팅 실무 할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심포지엄 리허설을 하는데, 시스템 업체에서 계속 실수했다.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거나 음향이 송출되지 않았다. 시간이 다가오니 마음이 초조해졌다. 시스템 업체 담당자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찌할 줄 몰랐다. 기계의 오류인지 사람의 실수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내 의도는 원활하게 운영되는 거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어떻게 했을까? 시스템 업체 담당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 심포지엄이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러는 거예요?” 담당자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그러게 말입니다.”라고 응대했다. 심포지엄은 어떻게 됐을까? 말한 대로 잘 진행되었다. 나중에 담당자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내가 한 말로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니, 잘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의도한 대로 흘러가진 않은 상황에서, 태도를 그렇게 하니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됐다.
내 의도대로 흘러가는 일이 얼마나 될까?
세상에 벌어지는 많은 일이, 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더 크다. 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간다고 잘못된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때도 있다. 의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순간적으로 의도하는 마음이 올라오겠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라 받아들여야 한다. 세상일은 뭐가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같은 상황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상황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