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사람의 마음가짐

by 청리성 김작가

선택받은 사람.

이 표현은, 대체로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부러워할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하면, ‘선택받은 유전자’라는 표현이 있다. 외형적으로 부러움을 살만한 사람에게 하는 표현이다. 연예인들을 향한 표현에서 이런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모습을 보면, 과연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도 있나 싶기도 하다.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나거나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집안에 태어난 사람을 보고도, 이런 표현을 한다.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니, 선택받았다고 표현하는 거다.


또 다른 의미의, 선택도 있다.

책임감이 담긴 선택이다. 역사에, 좋은 의미로, 한 획을 그은 분들을 보면 그렇다. 당신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족들이 편안하게 살 기회를 얻는 것도 아니다. 누가 억지로 떠민 것도 아니다. 가족들도 그런 말을 한다. 왜 꼭 당신이어야 하느냐고 말이다.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분들은 당신이 선택을 받았다고 표현한다. 역사의 선택을 받았다고 말이다. 자기희생을 통해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선택은, 받았다고 하더라도, 감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내셨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우리도 가끔 이런, 선택을 받는다.

책임이 주어지는 선택을 받는다. 스스로 원할 때도 있지만,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선택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선택을 받아들이지만, 마음이 무겁다. 자기 상황과 어긋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그 선택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있다. 경제적 이유가 걸리기도 하고, 시간적 이유가 걸리기도 한다.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거다. 시작하진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편견일 수도 있고 걱정일 수도 있다. 무엇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스스로 인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택을 받아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신기한 건 있다.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은 선택인데, 하면 또 하게 되는 거다. 완전히 소화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찌어찌 잘 흘러간다.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상황이 그렇게 맞춰주기도 한다. 뜻하지 않은 시간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 받아들인 선택을 하도록 배려(?)를 받기도 한다. ‘어? 뭐지? 전에는 없었던 상황인데….’ 의구심이 들지만, 싫지는 않다. 다행이라 생각되고 감사하게 여긴다. 한두 번 이런 상황을 겪으면, 선택의 의미를 점점 깨닫게 된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니 안 되니 따졌던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그렇다.

선택받은 사람으로 해야 할 것은, 되는지 안 되는지 따지는 게 아니다. 해야 한다면 묵묵히 받아들이는 용기를 내는 거다. 받아들이는 용기를 내면, 되는지 안 되는지 따졌던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되는 상황으로 흘러간다. 뜻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내면, 그렇게 된다. 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으니, 사람도 기회도 보이지도 않은 거다.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건 한정적이다.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지 않으면, 거기까지다. 한정 짓고 안 된다고 판단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한정적이었던 생각의 틀이 무한대로 넓혀진다. 사람들이 모이고,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손을 내밀지 않으면, 누구도 잡아주지 않는다. 손을 내미는 것이 하고자 마음먹는 거다. 물에 빠졌는데 도와줄 사람이 아무리 많으면 무엇하겠는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잡아줄 수 없는 것을.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혼자서 하는 것 같지만,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혼자서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더 많은 사람 그리고 더 많은 기회를 만나게 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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