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들어왔다.
학기 중에도 하는데, 추석 연휴에도 잡은 모양이었다. 아침 10시부터 12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왔다. 생계형 아르바이트다. 별도로 용돈을 줄 형편이 안 되니, 스스로 벌어서 생활한다. 대학교에 들어가고부터 계속하고 있다. 생계 말고 다른 이유도 있다. 여행이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여행을 다닌다. 국내도 가고 해외도 간다. 돈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자산으로 축적하니 그렇다. 아낄 수 있는 건 철저히 아끼고, 하고 싶은 곳에는 과감하게 쓴다. 나에겐 없는 과감성을 첫째는 가지고 있다. 다행이라 여긴다.
아르바이트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교환학생으로 가기 위한 경비 마련이다. 1학년을 마칠 때쯤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3학년 2학기에는 독일로,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큰 도움이 된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선택했다고 한다. 독일을 다녀온 선배의 말을 가장 인상 깊게 듣고, 독일로 선택했다. 6개월 정도 다녀오는데, 비용은 대략 2천만 원 정도 드는 것으로 확인했다. 부수적으로 드는 경비도 있겠지만, 일단 이 정도 금액이 있어야 갈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처음 이야기를 꺼내면서, 어느 정도 지원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나머지는 자기가 아르바이트로 모아서 보태겠다는 거였다.
여러 상황을 따져보고 필요한 비용을 말했다.
5백만 원까지는 어떻게든 모아볼 수 있다고 했다. 여행을 가지 않는다면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겠지만, 여행까지 가지 말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지원해 주어야 할 금액은 1천5백만 원이 되었다. 작년 말쯤 했던 이야기고, 몇 달 전에도 다시 나눈 이야기였다. 몇 달 전에는 희망이 있었다. 목돈이 들어올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산됐다. 목돈이 들어오며 그 돈으로 전부 지원해 주려고 했는데, 안 되게 되었다. 대출받아서 지원해 줘도 되겠지만, 이미 많은 대출로, 될 수 있는 대로 대출은 지양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다.
아르바이트하고 돌아와서, 이 이야기를 다시 나눴다.
필요한 금액과 지원해 줬으면 하는 금액이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변수는 있다. 지원해 주기 어렵다고 하면, 내년 한 학기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선배들 말로는, 교환학생으로 가기 위해 휴학하는 건, 시간이 아깝다고 했다고 한다. 돌아와서 개인 정비하고 인턴 등 다음을 준비하는 휴학이 필요한데, 가기 전에도 휴학하면 공백 기간이 아깝다는 말이었다. 요즘 대학생들이 다음을 준비하는 추세가 그런가 싶었다. 매우 치열하게 그리고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말까지 보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목돈이 들어올 다른 기회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기도하는데, 이 지향이 떠올랐다.
목돈이 마련되어 첫째 교환학생을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가 됐다. 마음 같아서는 필요한 전액을 지원해 주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여유 있게 생활하라고 하고 싶다. 대학 생활도 치열하게 하고 있는데, 교환학생으로 가서도 그렇게 생활하게 하고 싶진 않다. 이 기도가 잘 전달돼서, 첫째에게 힘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잘 마련되면 좋겠다.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잘 준비되면 좋겠다.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모든 청년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