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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군대 2

by 청리성 김작가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쾌속선이라고 하는데, 그리 쾌속하진 않았다. 처음에는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배가 신기했고, 바닷바람 냄새가 이상하다고 하면서도 밖에 머물렀다. 4시간 남짓 이동하자, 섬이 보였고 그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주민들도 있었고 군인들도 있었다. 백령도는 해병대만 있는 게 아니다. 육해공 다 있다. 부두 근처에 있는 해안 초소에서는 해군하고 함께 생활한다. 그곳이 마지막 군 생활하는 곳이 될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배에서 내려 배정받은 부대로 이동했는데, 어떻게 이동했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추측하기로는, ‘다찌’라고 부르는 차 짐칸에 타서 중간중간 한 명이 떨궈줬던 기억이 난다. 난 맨 마지막에 내렸다. 산이 바로 보이는 곳, 아래였다.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선임이 나왔고 소대장으로 보이는 사람도 나왔다. 인솔자와 인사를 나누고 나는 그들에게 인계되었다. 한 선임이 나를 데리고 내무반에 들어가자, 너덧 명이 누런 조끼를 입고 뒹굴고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연안부두에서 들었던 그 소리를 들었다. “아쎄이다!” 뒹굴던 그들은 일제히 몸을 일으켰다. 새로운 사람을 보기 어려운 곳에 외지인이 가면 신기해하는 것처럼, 나를 그렇게 바라봤다. 그들은 군인이라기보다 그냥 동네 백수 아저씨들 같았다. 놀라웠던 건 그들 중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참 형인 듯한데, 제대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한 살 어린 동생이었다. 내 나이를 묻고 신상을 털더니 한마디 날렸다. “꼬우면, 일찍 오던가!” 그는 고등학교 졸업식도 하기 전에 입대했다며, 수석 합격한 사람처럼 굴었다. 해병대는 대체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보면 나는, 좀 늦게 입대한 사람이었다. 선임 중에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적은 사람이 더 많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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