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계획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항상 해오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좋은 몫을 얻을 때가 그렇다. 어제도 느꼈던 부분이다. 평소에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데, 일이 있어서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출근 시간도 평소보다는 조금 늦은 시간이었다. 조용히 가다가 라디오를 켰다. 항상 듣는 평화방송이다. 시간대에 따라 여러 분야의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어제들은 프로그램은 상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몇 번 들은 적이 있었는데, 초대 손님으로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교수님이 출연하셨다. 알던 것처럼, 사연이 나오고 그에 따라 필요한 조언을 해주시는 것을 듣고 있었다. 남편과 아이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엄마의 사연이었는데, 이때 필요한 좋은 사례 하나를 들려주셨다.
어떤 교수님의 일화다.
그 교수님의 이름을 붙여서 ‘OOO 대화법’이라고 명명하셨다고 한다. 교수님의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 이렇게 표현했다. 교수님이 미국에서 유학할 때의 일이었다. 공부하던 중, 중국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이 남자는 이혼한 상태였는데, 어린아이 셋이 있었다. 교수님은 미혼이었다.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 아이들까지 품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수님은 피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교수님은 아이들을 찾아갔다.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물었다. 자기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아빠를 빼앗기는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다음에는 아빠에 관해 물었다. 아빠의 마음은 어떨지 물었다. 아빠도 불쌍하다고 했다. 혼자서 자기들을 키우느라 고생하고 있으니, 아빠가 불쌍하다고 했다. 교수님은 마지막으로 당신의 마음은 어떻겠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교수님도 불쌍하다고 했다. 자기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고 있어서 불쌍하다고 했다. 교수님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다 불쌍하구나. 그럼, 우리 불쌍한 사람끼리 모여서 행복하게 살아볼까?” 마지막 말의 내용이 정확하진 않지만, 불쌍한 사람끼리 모여서 살자고 한 것은 명확하다.
상담 교수님은 이 대화법을 이렇게 설명하셨다.
처음에는 당사자의 마음을 읽어주고, 다음에는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읽어준다. 그리고 자기의 마음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를 묻는다. 이 순서로 진행하는 대화법이야말로 탁월한 대화법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듣는데, 깊이 공감했다. 당사자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이렇고 저렇고 판단하는 말이 아닌,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게 하는 거다.
자기 마음에 공감과 인정을 받았으니, 마음이 풀어진 상태다.
마음이 풀어진 상태라, 가까운 사람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당사자의 마음을 묻는다. 자기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준 사람인데, 어떻겠는가? “그래! 너는 오죽하겠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니, 네 마음도 좋지 않겠다고 인정하게 되는 거다. 모두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고 인정한 상태에서는 어떤 대화가 이루어지겠는가?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공감과 인정은 최고의 무기다.
사람의 마음을 품는데, 이보다 더 좋은 무기는 없다. 무기라는 표현이 공격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강력한 수단이라는 말이다. 자기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공감해 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순 없다. 처음에는 경계하는 마음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풀어진다. 사람의 마음을 품고 얻는데, 공감과 인정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소통이 잘 안 되거나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공감하고 인정해 주겠다는 마음을 품고 대하면 어떨까? 원하는 결과를 얻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