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동기 몇몇이 모였다. 코칭 대화 프로세스인 ‘GROW’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고민 때문이었다. 한 동기가 말을 꺼냈는데, 다른 동기 몇몇도 같은 고민이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설명해 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전체 구조에 관한 뼈대를 잡아야 한다. 이 부분이 잡히지 않으면 대화를 흐름에 따라 진행하기 어렵다. ‘대화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 코칭을 배울 때 그랬다. 각각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코칭할 때는 대화가 얽히고설켰었다. 이유를 찾다가, 전체 구조가 명확하게 머릿속에 없어서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체 구조의 흐름을 떠올리고, 나름대로 이미지로 그려봤다. 이미지가 완성되는 순간, 전체 구조가 명확하게 머릿속에 잡혔다. 이후에는 여유 있게 코칭 대화를 진행할 수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잘 알고 갈 때와 일단 출발하면서 길을 확인할 때는, 찾아가는 속도와 마음의 안정감이 다르다. 코칭 대화 프로세스도 이와 같다. 구조를 알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는, 천지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코칭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때문이다.
경청이다. 코칭은, 코치가 고객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대화 프로세스다. 해결하고자 하는 주제와 그로 인한 마음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까지, 고객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코칭 철학이 그렇다.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도움을 약간 줄 때도 있지만, 그건 추후의 문제이고, 일단은 고객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고객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려면,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필수다. 모든 재료는 고객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고객이 제공하는 재료를 잘 살피기 위해서는 경청이 필요하다. 경청해야 공감과 인정을 할 수 있다. 고객이 진짜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절대적인 것이 에너지인데, 공감과 인정이 그 에너지를 끌어 올려준다.
코칭 대화 프로세스는 연결되어 있다.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배우고 익히지만, 모든 부분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대화 프로세스라고 말하는, 또 다른 이유다. 부분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전체 구조가 머릿속에 잘 잡혀야 하는 이유다. 기본적인 구조를 알아야, 추가도 하고 응용도 할 수 있다. 이 구조가 머릿속에 잡히지 않으니, 동기들 마음이 무거웠던 거다.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그 갑갑함을 잘 알기에, 수업 마치고 설명해 주기로 했다. 이 구조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하면 할수록 더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깨달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도와주면 빠르고 명확하게 익힐 수 있으니 그 방법이 더 낫지 않겠는가?
종이에 그리면서 설명해 줬다.
코칭 환경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던 터라, 설명하면 나도 다시 구조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새로운 그림 하나를 그리게 되었다. 활 모양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지금까지 그려보지 않았던 그림이다. 목표(G)를 설정하고 현재의 위치(R)를 확인한다. 그것을 메우기 위해 실행할 옵션(O)을 살피고, 하나를 선택해서 실행(W)한다. 목표(G)가 활 윗부분이 되고, 현재 상태(R)가 활 밑부분이 된다. 옵션(O)은, 활이 휘어지는 부분이 된다. 위와 아래를 이어주기 때문이다. 활 몸통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해야 할 것은, 화살을 꽂는 거다. 이것이 바로 실행(W)이다. 어떤가? 이렇게 그림을 그리면 단순하게 과정을 떠올리는 것보다, 명확하게 구조가 머릿속에 담기게 된다.
다시 깨달았다.
가장 큰 배움은, 가르치는 것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설명하고 알려주면서 정리가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 아이디어는 내면의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기에, 내 것이다. 잊히지 않는, 내 것이다. 누구한테 주면 더 견고하고 단단해지는, 내 것이다. 이 깨달음을 다시 느끼게 되니, 더 많이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설명하고 알려주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그것이 나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가장 확실한 학습이고 배움이기 때문이다. 가지고 품고 내어놓지 않은 마음은, 그 자리에 머물거나 쇠퇴한다. 가지고 있는 것을 온전히 내어놓고 나누는 마음은, 성장하고 발전한다. 함께 어우러진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