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다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는 모습인가? 깨어 있다는 것의 표면적인 모습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정신을 차리고 있는 모습이나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정신을 차린다는 것은 술이나 다른 무언가에 취해서 정신이 흐려진 상태가 아니라, 맑은 정신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새벽에 명상이나 운동하는 이유도, 깨어 있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준비하는 모습도 그렇다. 가을 야구가 한창인 지금도 깨어 있는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는 기대를 품고 준비한 선수들은, 맞이한 기회를 잘 활용해서 결과로 보여준다.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하면서 깨어 있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무엇이 있을까?
깨어 있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하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는 거다. ‘나’는, 일인칭이다. 지금 내가 보는 시선과 말 그리고 생각은 내가 하는 거다. 내가 하고 있으니 잘 알아차린다고 여기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자기가 한 말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그렇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거다. 누군가가 그 사람이 한 말을 언급하면, “내가? 내가 그랬다고?”라며 반문할 때가 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인지하지 못한 거다. 행동도 그렇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인지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고 이해하지 못한 행동에 관해 물으면, “내가?”라며 반문하는 것이 그렇다.
깨어 있으려면,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메타인지’라고 표현하는데, 지금 행동하는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내가, 나를 바라보는 거다. 누군가와 대화한다면, 대화하는 중에 나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제삼자가 바라보는 것처럼, 바라보면서 살피는 거다. 장기나 바둑을 둘 때, 훈수를 두는 모습처럼 말이다. 장기나 바둑을 두는 사람은 보지 못하는 길이 있다. 그 상황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훈수를 두는 사람은 다르다. 실력하고는 별개의 문제다.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의 힘이다.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하루 전체를 돌아보는 것이 부담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중요한 상황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을 살펴본다. 그때 한 말이 적절했는지 혹은 행동은 과하지 않았는지 등을 찬찬히 살펴본다. 고요한 가운데 잠시 눈을 감고 그 상황을 떠올리면서 살펴본다. 그 자리에서는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한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자리에 있을 때는 시야가 한정적이라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부분이다. 영상을 보듯 그 자리의 모습을 둘러보면 다르다.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모습을 살피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애쓰는 것이 깨어 있는 모습이라 하겠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점도 마찬가지다.
나는 매일 새벽, 고요한 상태에서 눈을 감고 그날 일정들을 살핀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예전에는 의도적으로 그렸는데, 훈련이 돼서 그런지 이제는 그냥 떠오른다. 떠오르는 모습은 이미지가 아니라 영상이다. 영상 속에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보이는 대로 따라간다. 대화를 나눌 때도 있고 발표할 때도 있다. 그 말들을 잘 듣는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발표할 때는 오프닝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오프닝 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오프닝 한 멘트를 현장에서 그대로 사용한다. 소름이 돋으면서 감사한 마음이 올라온다. 몇 번 경험하고 나서는 중요할 일정이 있을 때, 매번 이런 시간을 갖는다. 고요한 상태에서 눈만 감으면 된다. 자연스럽게 영상이 재현된다.
스스로 고요한 시간을 가질 때, 깨어 있게 된다.
깨어 있어야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을, 붙잡을 수 있다. 말이든 행동이든 느낌이든 말이다. 깨어 있지 않으면 눈앞에서 벌어져도 볼 수 없다. 귀로 들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느낌이 둔해져서 알아차리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살피는 것만으로도 좋은 몫을 얻을 수 있고, 나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스스로 깨어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얻게 되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