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받는 게 많다면, 사랑도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다.

by 청리성 김작가

가을 야구가 한창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은 ‘KIA’다. 작년에는 우승했지만, 올해는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해 매우 아쉽다. ‘KIA’는 성적 기복이 심한 편이다. 누군가가 SNS에 올린 이미지를 보고 공감했다. 가을 야구에 진출하면 우승 아니면 5위라고. 생각해 보니 그랬다. 아니면 아예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던 시즌에는 무조건 우승이었다. 준우승이라는 건 없었다.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편차가 너무 심하니 말이다. 다른 팀 경기는 잘 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편인데, 가을 야구는 다르다. 경기 자체에 관심이 간다.


올해는 더 그렇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관심이 갔다. 막판 9연승으로 5위를 차지한 ‘NC’가 과연 기세를 몰아,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생겼다. 첫 경기는 이겼다. ‘어? 정말?’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삼성’에 잡혔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팀이라 생각됐다. ‘삼성’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3위 ‘SK’를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작년 준우승 팀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지금 치러지고 있는 플레이오프도 그렇다. 두 경기에서 1승 1패로 한 경기씩 나눠 가졌다. 첫 경기는 한 점 차로 아쉽게 졌고, 두 번째 경기는 여유 있게 이겼다. 어제 경기는 역전했다가 다시 역전패를 당했다. 계속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에 한계가 있을 듯한데, 지침이 없어 보인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라고 말하는 듯하다.


‘한화’는 정말 기적과 같은 팀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최하위 혹은 바로 위 단계 정도에 머물렀던 팀인데, 올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시즌에서 상승세를 탔을 때는 잠깐 그러나 보다 싶었다. 상승세를 타던 팀이 몇 있었다. 하위권에 있다가 어느 순간 상위권에 진입했다. 상위권에 머물렀다가 미끄럼틀에서 내려가듯 계속 내려갔다. ‘KIA’도 예외는 아니다. ‘한화’는 달랐다. 언젠가는 내려가겠지 했었는데, 막판에는 1위 탈환까지 넘봤던 팀이다. 플레이오프 경기를 봐도 그렇다. 기세가 살벌하다. 선수들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진다. 투수들은 더욱 그렇다. 정말 독수리의 눈빛 같다. 먹이를 잡기 위한 필살의 눈빛이다. 영상으로 봐도 느낌이 전해지는데, 실제 경기하는 사람들은 어떨지 싶다. 한 해 경기의 결과가 그냥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한다. 오늘 경기가 매우 중요하게 됐다.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던지, 아니면 ‘삼성’이 막판까지 끌고 가든지 둘 중 하나다. 두 팀 모두 대단하고, 응원하고 싶다.


시즌 경기와 가을 야구는 뭔가 다른 느낌이다.

중요성 때문이겠지만, 또 다른 느낌도 있다. 선수들이다.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던 선수가 활약하는 건,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선수가, 갑자기 활약하는 모습이 그렇다. 팀마다 이런 선수들이 있다. ‘삼성’에는 항상 그런 선수들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작년에도 그랬다. 가을만 되면 살아나는 선수가 있다고 캐스터도 소개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선수가, 가을 야구에서 맥을 못 추는 모습도 본다. 기대보다 활약해 주지 못하니, 팬들의 아쉬움이 더 크다. 시즌에서 활약하진 못했지만. 이름값으로 기대하는 선수도 있다. 기대에 못 미치면, 팬들의 아쉬움이 짙어진다. 아쉬운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한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감정을 드러내는 선수도 있다. 답답한 마음에 표출하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나, 그들이 받은 사랑도 한 번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랑받는 값이라고 여길 필요가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받은 사랑이 많으니, 기대와 아쉬움이 더 큰 것도 당연하다. 쓰라린 마음이 더 크니, 실망의 무게가 더 무거워지고,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런 모습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선수가 이 모습을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랑을 받을 때는 좋다고 받으면서 질책은 거부한다면, 너무 욕심이 아닐까? 비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그만큼 더 사랑받고 있음에 감사하고 잘 응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는 선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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