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의 가치를 기대하며

by 청리성 김작가

4시 30분

눈이 떠졌다. 3시쯤에도 잠깐 깼지만, 멀쩡한 정신으로 일어난 시각이다. 예전 같으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게 일상이었으니 말이다. 언젠가부터 시간이 점점 늦춰지기 시작했다. 5시를 기준으로 일어나게 되었고, 이후 조금씩 왔다 갔다를 반복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던 루틴에 대한 열정이랄까? 아니면 필요성을 느끼는 강도가 조금 낮아지면서 일어나는 시간이 늦춰졌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양한 일을 하느라 피곤해서 도저히 일어나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시간이 조금씩 늦어져도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었다.

굳이 그 시간에 일어나지 않아도, 해야 한다고 정해놓은 것들을 어느 정도는 소화할 수 있었다. 운동하는 시간을 빼면 그랬다. 운동은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내가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체중도 늘고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일어나는 시간을 회복해서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조만간 이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자 다짐한다.


일요일임에도 일찍 눈이 떠진 이유가 있다.

본래는 6시쯤 일어나자 계획했는데, 그보다 일찍 일어나니 시간의 여유가 좀 생겼다. 6시는 일어나야 할 마지노선이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원 네트워크 모임 중 리더십 연구회(KoLa)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발리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발리는 ‘발로하는 리더십’의 약자다. 이름을 들었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름에서부터 걷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맞았다. ‘한양도성 순성길 스탬프 투어’라고 해서, 21Km 정도 되는 한양 도성길을 걷는 프로젝트다. 대략 10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오랜만에 걷는 장거리 코스다. 대학원 입학하고 처음 참여하는 네트워크 모임이다. 새로운 만남과 운동을 함께 할 수 있고, 역사에 관한 부분도 아는 기회라 신청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날짜가 다가오면서 후회하긴 했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한 주가 정말 바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회사 일도 그랬고, 저녁에도 계속 일정이 있었다. 어제는 종일 대학원 수업까지 하니 피로가 확 몰려왔다. ‘괜히 신청했나? 그냥 쉴 걸 그랬나?’라는 생각에 잠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그리고 멀쩡한 몸과 정신으로 일어났으니 좀 신기했다. 괜한 우려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어나고 보니,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혹시라도 취소했다면, 이렇게 일어나고서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갈걸….’ 취소했다면 이 시각에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출발 전이고 시작 전이지만, 설렘의 마음이 올라온다.

새로운 시도는 항상 그런 마음이 들게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렇다. 혼자하는 일과 혼자하는 시간을 즐기긴 한다. 의도한 혼자라 고독이라 표현한다. 의도하지 않은 혼자가 외로움이라면, 의도한 혼지는 고독이다. 내 생각이고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글을 만난 적도 있었다. 아무튼.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고 틈을 내서 잠깐이라도 시간을 갖는다. 매일하는 새벽 기도와 글쓰기가 대표적이다. 고요히 혼자 머무는 시간이 좋다. 주말에는 등산하거나 걷기도 한다. 혼자있을 때 올라오는 생각들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다. 그래서 좋다.


혼자 머무는 것도 좋지만, 함께하는 시간도 좋다.

새로운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서 배운다. 뜻하지 않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체감한다. 균형이 필요하다. 혼자 시간을 갖는 것과 함께 시간을 갖는 것의 균형이 필요하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건 좋지 않다. 편식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시간도 그렇다. 혼자의 시간과 함께의 시간을 적절히 배분해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오늘 함께 하는 시간에는 어떤 새로운 배움과 깨달음이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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