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은 누군가 물어도 이때가 정말 기회였다고 말한다.
이후의 삶을 그 일로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임용고시에 합격했으면 교사로 잘살고 있을지 아니면, 성질에 못 이겨 박차고 나왔을지 모른다. 분명한 건 현실이다. 임용고시에 떨어져서 이것저것 할 것을 찾다가 인터넷 전화기를 팔기로 했고, 사업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그리고 마침 그 친구에게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친구는 그냥 일상 통화만 해도 됐을 텐데, 앞에 있는 나를 챙겼다. 그리고 일부러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던 선배의 회사로 가게 됐다. 마침 그 회사에 영업할 일이 있었고, 하면서 그 회사를 알게 됐다. 입사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그냥 입사시켜주는 회사가 어디 있는가. 선배 회사였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 회사가 학회를 하고 있었고 그 학회에 새로운 기회가 들어오게 된 거다. 회사에는 그 일을 할 적임자가 없었다. 적임자를 따질 것도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영광 혼자였기에 준비를 맡게 되었다. 여기서 또 지난 삶의 경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유아 체육 일이다. 그때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체크리스트를 구성하고 준비해야 할 것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협력업체와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 등등이 그랬다. 영광은 그때,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을 절감했다.
회사에 일감이 온 것도 기회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기회였다.
그 일을 할 적임자가 있었다면 영광에게 그 일이 맡겨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냥 하던 거에 집중하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실제 그 일을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을 하나둘씩 영입하기 시작했다. 이때 입사했더라도 이 일을 했겠지만, 주도적으로 하면서 깊이 관여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깊이 관여하고 전방에서 많은 일을 했기에 거래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고 협력업체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렇게 쌓은 경험과 사람들이 훗날 큰 도움이 될지는 그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이 기회였다. 당시에는 힘들고 미칠 것 같은 환경이었지만, 폭풍우 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웠기에 잘 이겨나갈 수 있었다. 그 시작을 맞이하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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