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9. 기회

by 청리성 김작가

영광은 누군가 물어도 이때가 정말 기회였다고 말한다.

이후의 삶을 그 일로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임용고시에 합격했으면 교사로 잘살고 있을지 아니면, 성질에 못 이겨 박차고 나왔을지 모른다. 분명한 건 현실이다. 임용고시에 떨어져서 이것저것 할 것을 찾다가 인터넷 전화기를 팔기로 했고, 사업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그리고 마침 그 친구에게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친구는 그냥 일상 통화만 해도 됐을 텐데, 앞에 있는 나를 챙겼다. 그리고 일부러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던 선배의 회사로 가게 됐다. 마침 그 회사에 영업할 일이 있었고, 하면서 그 회사를 알게 됐다. 입사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그냥 입사시켜주는 회사가 어디 있는가. 선배 회사였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 회사가 학회를 하고 있었고 그 학회에 새로운 기회가 들어오게 된 거다. 회사에는 그 일을 할 적임자가 없었다. 적임자를 따질 것도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영광 혼자였기에 준비를 맡게 되었다. 여기서 또 지난 삶의 경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유아 체육 일이다. 그때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체크리스트를 구성하고 준비해야 할 것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협력업체와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 등등이 그랬다. 영광은 그때,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을 절감했다.


회사에 일감이 온 것도 기회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기회였다.

그 일을 할 적임자가 있었다면 영광에게 그 일이 맡겨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냥 하던 거에 집중하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실제 그 일을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을 하나둘씩 영입하기 시작했다. 이때 입사했더라도 이 일을 했겠지만, 주도적으로 하면서 깊이 관여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깊이 관여하고 전방에서 많은 일을 했기에 거래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고 협력업체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렇게 쌓은 경험과 사람들이 훗날 큰 도움이 될지는 그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이 기회였다. 당시에는 힘들고 미칠 것 같은 환경이었지만, 폭풍우 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웠기에 잘 이겨나갈 수 있었다. 그 시작을 맞이하게 된 거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청리성 김작가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이야기를 경청해서, 이로운 것을 갖추도록 도움을 주는 청리성(聽利成) 입니다.

11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5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