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보고하자마자 날벼락이 떨어졌다.
사장으로서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신생 기업에 하청을 주는 게 아니라, 하청을 받아왔으니 얼마나 열불이 났겠는가. 당장 못하겠다고 이야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난감한 마음에 방법을 찾았다. 직접 하진 못해도 어찌 되었든 행사를 운영하게는 해주는 게 도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매우 정중하게 하지 못하게 된 연유를 설명 드렸다. 이해한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막막함이 전화기 너머로 전해왔다. 일단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비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리겠다고 했다. 관련 협력업체 모두를 소개해 드렸다. 각 업체에는 특별히 요청해서, 도움을 잘 주라고 말씀드렸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거다. 시간이 지나고 연락이 왔다. 덕분에 행사를 잘 마쳤다는 거였다.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전했다. 고마운 마음에 밥 한 번 살 테니 연락 달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거래처 미팅이나 기타 일정을 소화하기도 벅찬 상황이라, 밥 한끼 얻어먹자고 시간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데, 꼭 만나야 할 상황이 생기고 말았다. 조금씩 기미가 보이긴 했지만, 안일하게 있던 내 잘못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내가 얼마나 교만했는지 훗날 깨닫게 되었다. 내 잘난 맛으로 살았다고 할까?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 마음이니 오죽했겠는가? 영화 <라디오 스타>의 명대사를 인용해서 해준 선배의 말을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어.”
이상한 기운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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