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이기는 마음과 태도

by 청리성 김작가

같은 상황이라도, 생각이 다를 때가 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생각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거다. 생각의 우선순위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감정이 달라진다. 판단의 기준이 달라진다. 개인적이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든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것을 예로 들면 이런 거다. 늦은 밤, 배가 고프다. 이때 떠오르는 생각은 두 가지다. 먹을까? 아니면 말까? 먹겠다고 판단할 때의 우선순위는, 오늘의 보상이다. 하루 고생했으니 먹어도 된다는 생각이 우선순위에 자리한다. 참고 자야겠다고 판단할 때의 우선순위는, 내일이다. 오늘 먹고 싶은 마음보다, 다음날을 우선순위에 둔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해야 할 것이 있거나, 불편하게 일어날 것 같은 것이 염려되면 그렇다.


우선순위 결정전(?)은, 매일 몇 번씩 찾아온다.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마음이 우선순위를 내세우며 내적 갈등을 일으킨다. 결정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면,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갈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이 더 간 곳으로 결정했다. 누군가를 만날지 만나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우선순위다.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면 만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만나지 않게 된다. 마음만으로 결정할 수 있으면 그렇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결정할 수 없을 때도 있다. 만나고 싶지만, 불가피한 환경으로 못 만나기도 한다.


환경의 우선순위에 밀린 거다.

마음의 우선순위도 중요하지만, 환경의 우선순위가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마음과는 상관없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그렇다. 환경이라고 함은, 지금 자신의 처지라고 볼 수 있다. 직장에 있는데, 친한 친구가 오랜만에 근처에 왔다고 잠깐 보자고 연락이 왔다고 하자. 만나러 나가고 싶지만, 나갈 처지가 안 되면 못 나가게 된다. 도저히 시간을 뺄 여건이 안 되거나 눈치가 보인다면 그렇다. 마음은 있는데 환경이 여의치 않은 거다. 어쩔 수 없다며 그냥 털어버릴 수도 있지만, 마음이 쓰리기도 하다. 마음보다 환경에 눌릴 때, 그렇다. 쓰리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하다.


마음과 환경.

각각의 우선순위도 있지만, 이 둘의 우선순위가 치열하게 부딪힐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하지 못하는 상황이 그렇다. 삶의 많은 결정이 그렇지 않나 싶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다 갖춰졌다고 해도,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건강이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거부할 수도 있다. 가능한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렇게 보면, 우선순위는 정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마음은 그렇다고 해도, 환경은 어찌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 마음도 어찌할 수 없을 때가 있으니 단정해서는 안 되겠다.


우선순위는 내가 정할 수 없는 걸까?

아니다. 우선순위는, 모 아니면 도가 아니다. 이것을 하거나 못하거나 저것을 하거나 못하거나가 아니다. 마음과 환경 중간에서,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먹고 사는 문제로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 하나? 아니다. 시간을 만들어서 조금씩 해나가면 된다. 새벽 시간이나 주말 혹은 휴일 등을 이용하면, 충족하진 못할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채울 수는 있다. 조금씩 채우다가 온전히 채울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환경이 문제가 아니다.

환경에 지배당하는 마음이 문제다.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어둠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야 한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야 한다. 오아시스라고 커다란 호수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한 모금의 물도, 목을 축이기에 가능하다. 계속 나아가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환경을 거슬러 오르는 방법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조금씩 해나가는 것뿐이다. 거슬러 오르는 힘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이 진정 마음이 동하는 것이지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러면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일 수 있다. 환경을 거슬러 오르는 힘은, 진정 원하는 마음에서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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