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적인 반응을 피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공간을 확보

by 청리성 김작가

계획한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는 이렇게 하고, 저 때는 저렇게 해야지!’ 야심 차게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부분을 준비하고 정리한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한다. 보통은 주변의 영향이다. 다른 일정이나 상황 혹은 영향력 있는 타인의 한마디 말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불편한 감정을 일어난다. ‘아니, 도대체 왜?’ 이유를 찾기보다, 불편한 감정에 생각을 편승시키다. 불편한 감정은 부정적인 생각을 불러오고, 부정적인 생각은 불편한 감정에 부채질한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로 가득해지고, 마음을 점점 더 불편해진다.


버티고 우겨서, 계획대로 할 수도 있다.

계획대로 한다고 마음 편할까? 오기로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더 불편해진다. 그 계획이 아니면 절대 안 되는 것도 아닌 거라면, 더욱 그렇다. 내가 세운 계획에 차질을 주는 것을 참지 못하는 마음에, 따져보지도 않고 무작정 질렀다면 불편한 마음은 점점 불어난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모습들이 발생하면,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더 휘몰아친다. ‘괜스레 우겼나?’ 스스로 자책하게 되고, 벌어지는 주변 상황을 원망하게 된다. 상황을 따지지 않고 무작정 우겼다가 낭패를 본 기억이 떠오른다. 어릴 때의 일인데, 지금도 기억난다.


한 자리수 나이였을 때다.

기억으로는 어떤 정당에서 선거 유세하는데, 관광버스가 동원됐다. 동네 어른들이 그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데, 엄마도 그 무리에 함께 가려고 했다. 어린 나이였으니, 생떼를 부렸다. 나도 데리고 가 달라고 했다. 엄마는 나를 타일렀다. 어른들이 가는 곳이라 가도 재미도 없고, 불편할 거라고 했다. 엄마는 돈을 쥐여 주면서, 과자 사 먹으면서 친구들과 놀고 있으라고 했다. 나에게는 그편이 훨씬 좋은 선택지였다. 나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싫다고 했다. 돈도 싫고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싫으니, 따라가겠다고 우겼다. 한참을 설득하던 엄마는 하는 수 없이, 나를 데리고 갔다.


결과는 어땠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상황이 매우 지루해서 엄마한테 칭얼댔던 것으로 기억한다. 엄마의 한마디도 기억난다. “그러게 따라오지 말라니까, 왜 따라와서 그래!” 그랬다. 엄마 말을 들었으면 맛난 과자도 사 먹고, 친구들이랑 자유시간을 마음껏 즐겼을 텐데. 후회했지만,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혼자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정을 다 마칠 때까지 지루함과 싸워야 했다.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생떼를 부린 대가를 제대로 치른 거다. 어린 나이라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었겠지만, 이건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상황 판단을 충분히 할 나이가 돼도,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잘못된, 아집 때문이다.


방해한다고 여기는 거다.

계획한 것에 다른 의견을 내면, 방해한다고 여긴다. 반대하기 때문이다. 반대도 아니다. 다른 의견을 낼 뿐인데, 그것을 반대로 여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공격한다는 생각까지 이른다. 의견을 주고받을 때도 그렇다. 다른 의견을 내면, 그저 다른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자기를 공격한다고 여기면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 다른 의견을 낸 것이, 마치 잘못한 것으로 느끼게 한다. 이런 느낌을 받으면, 더는 의견을 내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기 어려운 사람과는 대화하기가 꺼려진다.


세상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정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의견도 그렇다.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얽히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모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면 어떻게 될까? 하루도 스트레스받지 않는 날이 없을 거다. 항상 인상을 쓰고 툴툴대면서 살게 된다. 이런 삶을 원하는가? 아닐 거다. 잔잔하게 흐르는 호수처럼 평온하고 고요하게 흘러가길 원할 거다. 평온하고 고요하게 흘러가는 삶을 원한다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혹은 생각이 다르다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서는 안 된다.


공간을 가져야 한다.

계획과 다른 방향이나 다른 생각 등이 내 마음의 결과 다른 결을 마주하게 될 때, 생각을 통해 공간을 가져야 한다. ‘이 상황이 벌어진 이유가 뭘까? 이 상황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 상황이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하지 않을까?’ 등의 질문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거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하나라도 있다면, 이 질문이 큰 도움이 된다. 세상은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보물이 숨겨진, 보물창고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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