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마음을 비치는 거울이다.
마음에 없는 말이 나오는 일도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마음에 없는 말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았던 진심일지도 모른다. 마음에 없는 말이 그냥 나오진 않는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당혹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 표현한다. 생각하고 말하라는 것은, 마음에 있고 없고가 아니라, 인지하고 말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인지 따져보고 내뱉으라는 의미다. 솔직한 것과 막무가내는 다르기 때문이다.
솔직함은 매우 좋은 성품이다.
매우 좋은 성품이지만, 솔직함이 모든 방패가 될 순 없다. 솔직하다는 방패로, 자기 말에 대한 책임을 모두 막을 순 없다는 말이다. 솔직하다면, 모든 말이 든 다 무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솔직함은 좋지만, 상황에 따른 표현이 필요한데, 일단 내뱉는다. 그 말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면, 솔직해서 그렇다고 둘러댄다. 자기는 솔직해서, 빙빙 돌려 말하지 못한다고 한다. 직설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거다. 직설적인 말은 누군가한테는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알지 못하는 듯하다. 직설적인 말로 본인도 상처받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모음의 방향이 다를 뿐인데, 완전히 다른 의미로 전달된다는 말이다. 같은 의미지만, 표현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여럿이서 함께 하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편안하게 대했다. 둘은 편안하게 대화 나눈 것으로 인지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자신도 편안하게 대해달라고 말해야 하는데, 막 대해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사람이 막 대하는 사람으로 비친 모양이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럴 만도 했다. 편하게 대하는 것과 막 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마음에 담기는 건, 어찌할 수 없다.
보이는 대로 듣는 대로 느끼는 대로, 담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건, 어찌할 수 있다. 아니, 어찌해야 한다. 보이고 들리는 대로 그리고 느끼는 대로 그대로 표현하면, 사람 관계는 한순간에 부서질 수 있다. 사람 관계가 그렇지 않은가? 오랜 시간 좋은 관계로 이어지다가도, 말 한마디에 틀어지는 일이 많다. 중요한 말도 아닌, 정말 별거 아닌 말로 인해서 그렇게 된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지금까지의 신뢰가, 별거 아닌 말 한마디로 산산조각이 난다니. 그 말 자체가 그렇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 때문에 더 그렇지 않나 싶다. ‘아니, 지금까지 나를 대한 것이, 가식이었다는 말이야?’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혹 떼려다 혹 붙이기도 한다. 말 한마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말이다. 말은 알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고, 알면서도 기분이 나빠진다. 입바른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기분이 좋다. 진심이라는 걸 알지만, 기분이 나쁘다. 말이 지닌, 아이러니다. 빈말인 걸 알지만 기분이 좋고, 마음이 담긴 말인 걸 알지만 기분이 나쁘다니.
핵심은, 배려다.
빈말이지만 배려가 담겼다면 기분이 좋다. 진심이지만 배려를 느끼지 못하면, 기분이 나쁘다. 말에는 진심도 담겨야 하고 적절한 표현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배려가 빠졌다면 진심도 적절한 표현도 무용지물이 된다. 진심과 적절한 표현이 빛이 발하기 위해서는,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