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안에서 기회를 찾는 마음 태도

by 청리성 김작가

출근길에 일정이 있어, 그곳으로 갔다.

잠실역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보였는데, 지하철로 이동하려면 2호선을 타고 9호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이래저래 시간이 더 걸리듯 하기도 했고, 가까운 거리라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요즘은 도보로 이동할 때 안내해 주는 플랫폼이 있어서, 초행길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버스에서 내려, 도착 장소를 설정하고 지도를 켰다. 잠실역을 자주 이용해서 웬만한 출구는 다 나가봤는데, 생소한 출구였다. 광역버스센터 안쪽으로 들어가서 나가는 출구였다. 도보로 이동하는 길을 안내하는 플랫폼이 없었다면, 한참을 헤맸을 거다.


출구를 나오니, 석촌호수가 보였다.

지도상으로는 석촌호수를 우측으로 끼고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왕 걷는 길인데 석촌호수 산책로로 걷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바로 보이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지도 안내는 우측으로 끼고 돌지만, 석촌호수 산책로는 좌측으로 끼고 도는 것이 더 빠를 듯 보였다. 안내하는 방향과 역주행으로 산책길을 가는 데 올 때마다 느끼지만 참 고요했다. 걷는 사람과 뛰는 사람이 오고 가지만, 그래도 고요했다. 잔잔한 호수 때문인지 거의 다 떨어진 나무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요한 느낌이 들었다. 산책로를 다 돌고 위로 올라가서, 안내에 따라 신호를 건너서 이동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몇 번 오가던 길이었다.

아주 낯설지는 않아서 편안하게 걷는데, 지하철로 이동했으면 나왔을 9호선 역이 보였다. 길을 건너러 신호를 기다리는데, 우측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고깃집에 걸린 문구였다. 딱히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 형식으로 구성됐다. 특별하진 않았지만, 계속 읽게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흔하다고 분별없이 드시겠습니까?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드시겠습니까?” 이 문장 아래에는, 식당 이름이 적혀있었다. 궁금했다. ‘왜 저 문구를 걸어놨을까?’ 일반적이지 않으니, 궁금증이 생겼다.


나름대로 해석해 봤다.

일반적이라고 흔하다고 평범하다고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본인들의 강점과 연결했다. 앞서 언급한 질문은, 무심코 선택하는 고객들에게 알아차림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인지하게 한 거다. ‘어? 그러네?’라고 생각하게 했으니 말이다. 강점을 굳이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질문만으로 본인들의 강점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알린 것으로 보였다. 그들의 고기는, 흔하지 않고 아무거나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느껴졌다. ‘얼마나 괜찮길래 그러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흔하다고 뻔하다는 이유로 단념하는 일이 많다. ‘흔한데 뭐 별 게 있겠어?’, ‘다 그렇게 하는데 뭐.’라는 생각으로 쉽게 단념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아무리 흔하고 뻔해도 그 안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면, 없는 듯 보여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단순한 위로의 말이나 대책 없는 긍정적 암시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고자 하면 방법이 생긴다는 말처럼, 찾고자 하면 찾을 수 있다. 찾고자 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거다.


위기를 위기로 보면, 위기다.

위기를 기회로 보면 기회가 된다. 아주 단순한 말이지만, 진리다. 위기를 위기로만 보기에 위기가 계속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라보고 그것을 찾기 위해 살피면, 반드시 기회가 보인다. 기회 자체는 아닐지라도, 시도할 가능성은 보인다. 그것을 잡고 계속 따라가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 닿아있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뭐라도 하면 뭐라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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