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마음으로 얻는, 안식의 순간

by 청리성 김작가

삶을 돌아볼 때가 있다.

혼자서 생각에 잠길 때도 있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돌아볼 때도 있다. 최근에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난 시간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회사 생활에 관한 이야기다. 복학하고 한 해를 보낸 다음 바로, 일을 시작했다. 유아 체육 일이었는데, 시간제로 일하다가 4학년 2학기 때는 취업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재미있게 시작한 일이었는데, 접지 못한 꿈으로, 일을 그만두고 시험을 준비했다. 시험에서 떨어지고, 가정을 꾸려야 할 상황이라, 먹고 살 걱정에 우연히 어떤 일을 시작했다. 우연히 시작한 일로 20여 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를 옮기고 업무가 변경되긴 했지만, 다 이어지는 업종이다.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다. 원하는 일은 하지 못하고 우연히 시작한 일이, 삶의 전부를 거의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도 들고 체력도 떨어지고 이런저런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정말 정신없이 살아왔다. 주말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다. 코로나와 업무 변경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불금’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느꼈다. 사십 중반의 나이에 그 의미를 느끼게 된 거다. 평일이라고 수월하지 않았다. 야근과 새벽까지 일했던 날이 더 많았다. 해야 했기에 했다. 한 번은 퇴사 면담하는 후배가 퇴사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저의 10년 후 모습이 부장님일 듯한데요. 저는 10년 후에도 부장님처럼 살기는 싫습니다.” 업종을 바꾸겠다는 말이었다. 후배에게조차 안쓰럽게 보일 정도로 그렇게 일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다 의미가 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유를 깨닫는다.

시간이 지나고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서, 그때의 의미를 잘 깨닫게 된다. 아쉬운 순간도 떠오르지만, 더 짙게 배 나오는 감정은 감사다. 감사한 마음을 낼 때, 모든 것이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생하며 힘겹게 살아온 시간이 그냥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지금 나를 만든 것이 그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힘겨워하는 순간마다 지탱하도록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이 감사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