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하루 먼저 맞이하는 마음

by 청리성 김작가

강릉 여행 마지막 날.

일출을 맞이했다. 오랜만에 바닷가에서 맞이하는 일출이었다. 일출을 떠올리면, 군대 입대 전 혼자 여행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강릉이었다. 다른 바다였지만, 일출을 보기 위해 해변으로 나갔다. 연말쯤이었는데, 많은 사람이 모였었다. 한참 동안 기다려도 해는 보이지 않았다. 날은 이미 밝았지만 해는 볼 수 없었다. 날이 흐려 보이지 않았던 거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은 아쉬운 탄성을 내며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더 기다렸다. 기다렸지만 해는 볼 수 없었다. 해가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인했다. 해가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었다. 당연하지만, 살면서 당연한 사실을 가끔 잊는다.


오늘은 해가 잘 보였다.

눈이 부실 만큼 너무 잘 보였다. 해를 제대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떠올랐다. 타임랩스로 영상을 찍었는데, SNS에서만 보던 영상이 내 핸드폰에도 담겼다. 하루 일찍 만나는, 새해 해돋이다. 새해에는 계획한 일들을 모두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항상 연말이 되면, 실행하지 못한 리스트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룬 것도 있지만, 이루지 못한 것이 눈에 밟힌다. 사람 마음이 다 그렇지 않은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 얻은 것보다 얻지 못한 것, 해낸 일보다 해내지 못한 일에 더 마음이 쓰이는 욕심 말이다.


중요도에 따라 마음의 무게가 다르다.

새해에는 계획한 모든 것을 실천해서, 아쉬움보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다. 매해가 그렇지만, 맞이하는 새해는 중요한 목표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새롭게 도전하는 것도 있고, 회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이 있다. 신앙적으로도 새로운 시작을 여럿 맞이할 예정이다. 다른 어느 해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를 담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나이 앞자리가 바뀐다. 반백 년이라고 하는 오십이 된다.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기분이 묘하지만, 오십은 특히 더 묘하다. 이미 이 시기를 거친 분들도 그랬다. 사십도 그랬지만 오십은 더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그분들의 묘한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묘한 이유가 있다.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는 중요한 지점에 들어선다. 지금까지의 삶도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왔지만, 앞으로의 삶은 조금 더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이 겹치는 그것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