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보고 올바로 깨닫기 위해, 해야 할 노력은?

by 청리성 김작가

“다른 여명을 꿈꿨지만, 같은 하늘을 바라봤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마지막 부분, 합창할 때 들렸던 가사다. 말마디가 조금 다를 순 있겠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게 느껴졌다. 생각이 다를 뿐 원했던 것은 같았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삶을 꿈꾼 것이라고 말이다. 해석한 근거는, 같은 장면으로 구성된 시작과 끝의 모습에 기인한다. 옥선(여자 주연)이 무대에 올라온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추운 겨울 어딘가를 찾아 헤매는 모습이다. 한 지점에서 숨을 고르는데, 총성과 함께 자리에서 쓰러진다. 바닥에 피가 흥건하게 젖어 든다. 대치(남자 주연)가 한쪽에서 힘겹게 기어 나온다. 옥선에게 다가가, 쓰러진 옥선을 두 팔로 앉는다. 옥선은 대치를 보면서 짤막하게 노래한다. 함께 하는 것이 왜 이리 힘들었는지, 아쉬움이 베인 내용이었다. 옥선은 숨을 거두고 대치는 울부짖는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내용은 이렇다.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학도병 징집과 종군 위안부 그리고 독립운동으로 이어진다. 해방 후 친일파 문제와 좌우 대립과 분단 그리고 4.3 사건도 자세히 묘사한다. 한국전쟁과 빨치산 토벌도 빼놓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시대의 힘겨움과 아픔을 동시에 아우른다. 장면 하나하나에 울림이 느껴졌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내용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난해 말부터 공연한 점도 의미가 있다. 핵심은, 장소로 보인다. 현충원 맞은편에 있는 동작역 5번 출구 앞에 임시 공연장으로 꾸몄다. 위치를 잘 모르고 출발했는데, 도착할 때까지도, 공연장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려웠다. 내비게이션이 마지막으로 알려준 지점이, 공영 주차장이었기 때문이다. 주차장 입구로 들어서서 조금 가는데, 옆에 공연장처럼 보이는 커다란 구조물이 보였다. ‘저긴가?’ 주자 안내하시는 분께 물어보니, 맞는다고 해서 안심하고 내렸다.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중앙에 펼쳐진 무대를 보고 놀랐다. 무대를 중심으로 좌우로 객석이 있었다. 중앙 무대는 LED로 만들어졌다. 무대 바닥이 배경이 되고 중앙에 있으니, 공연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상황에 따라 바뀌는 무대 바닥의 이미지는, 공연을 더 집중해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막이 시작될 때마다 자막으로 설명해 주는 부분은, 이어질 이야기를 예상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김구 선생님을 필두로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소개되었다. 가슴에 뭉클함이 올라왔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이 올라왔다. ‘덕분입니다!’ 이 한마디가 올라왔다. 지금 살아가면서 누리는 모든 것들이, 이분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알고만 있었다.

명확하게 깨닫지 못했다. 뮤지컬을 보고 나서,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직접 보니 느껴지는 것이 달랐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의 의미가 강력하게 다가왔다. 직접 봐야 한다. 직접 봐야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 깨달은 것을 바탕으로 살아내야, 참삶을 살아낼 수 있다. 어정쩡하게 알아서 어렴풋이 깨닫게 되면, 이도 저도 아닌 삶이 될 수 있다. 바로 보고 명확하게 깨닫는 삶, 지금 세대에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지 싶다. 잘못 알고 잘못 깨달아서 그렇게 산다면, 과연 그 삶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끔찍한 삶이 되지 않도록 깨어서 잘 살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