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코칭을 진행했다.
대학원 첫 학기에, ‘코칭핵심역량’이라는 수업이 있다. 코칭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들어야 할 기초 과정이다. 이 과목의 교수님과 코칭을 진행했다. 마지막 수업 때, 당신과 코칭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연락하라고 하셨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 연락해서 날짜를 잡았는데, 어제 오전이었다. 동기들의 스터디 모임에서 가끔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미 진행한 동기들이 있었다. 한번은 본인이 코칭하고, 한번은 코칭받는다고 했다. 진행방식을 알았으니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내가 먼저 코칭하고, 코칭 받는 순서를 생각했다. 내가 받을 코칭의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코치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코칭 시간은 40분으로 설정했다.
올해 도전하려고 하는, KSC 시험이 35분~40분이기 때문이다. 한참 상위 코치인 교수님을 코칭하려고 하니, 긴장감과 함께 기대감이 올라왔다. 호흡을 가다듬고, 코칭을 시작했다.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하되, 고객의 흐름에 따라 따라가고자 마음먹었다. KSC는 구조화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교수님은 당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주제를 말씀하셨다. 질문하면 대답을 자세하게 해주셨다. 코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간단하게만 대답하는 고객은 매우 힘들다. 스텝이 꼬인다고 할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턱하고 막힐 때가 가끔 있다. 고객이 대답을 길게 하면, 대답안에서 코칭에 필요한 재료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충분한 재료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40분에 마쳤다.
나름대로 흐름이 좋았던 코칭이라고 생각됐다. 주제로 가져온 문제 해결의 단서를 찾으셨다는 말씀이 여기에 힘을 보탰다. 몇 가지 피드백을 주셨는데, 지금까지 고집했던 생각의 관점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 주제와 목표 그리고 존재 질문의 시점이다. 코치는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코칭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중점을 두는 코칭은, 고객에게 알아차림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점이다. 알아차림은 대체로 주제 탐색에서 이루어진다. 표면적으로 말한 주제를 깊이 있게 들어가면, 정말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를 발견하게 된다. 고객은 “아! 맞네요! 제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이거였네요!”라며 말이다. 이것이 알아차림이고, 알아차림이 일어나야 코칭을 잘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주제 탐색을 오래 했다.
평소보다 조금 더 했다. 25분 정도의 시간까지 주제 탐색을 진행했다. 교수님은 이 부분에 관해 피드백을 주셨다. 심사 위원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주제와 목표는 15분 정도에 마무리해야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거였다. 주제와 목표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심사 위원도 불안해한다고 한다. 질문했다. “저는 주제 탐색을 깊이 들어가 알아차림을 불러일으키면, 다음은 자연스레 빠르게 진행돼서 그렇게 했습니다.” 알아차림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질문을, 여기서만 해야 한다고 확신했던 거다. 교수님은 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존재 질문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하셨다. 주제와 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존재 질문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제안하신 거다.
생각의 틀이 바뀌었다.
주제 탐색에서 존재 질문을 통한 알아차림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만 여겼는데, 주제와 목표의 매듭을 짓고 존재 질문으로 들어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호한 주제를 구체적으로 만들 때는 주제 탐색을 길게 하지만, 주제가 명확할 때는 이 방법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에 쫓길 수도 있는 위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좋을 듯 보였다. 가끔 코칭에서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지점이 이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주제 탐색을 깊이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상황에 따라 흘러가지 못하게 막은 거다.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와 목표 그리고 존재 질문과의 관계와 지점의 유연성을 갖추게 되었다. 코칭에서 큰 무기를 얻은 기분이다. 코칭이 더 즐거워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