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시간의 가치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by 청리성 김작가

“나의 노력은 어딘가에 반드시 쌓이고 있다.”

지금 하는 노력에 성과가 바로 나지 않으면, 하는 생각이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없거나 성과가 나지 않으면 기운 빠진다. 헛고생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괜한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판단을 잘못한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다. 불편한 마음이 계속 이어지면, 의욕이 떨어진다. 다른 선택을 하는데도, 주저하게 된다. 혹시 또 잘못된 선택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연결되는 불편함과 걱정이 기우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서 깨닫게 되었다. 아무런 쓸모도 없고 괜한 시간만 보낸 것 같은데,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다. 한 예로, 이런 일이 있었다.


급하게 자료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 생겼다.

잘 아는 내용이 아니라, 공부도 해야 했다. 자료 취합과 정리 및 분석까지 해야 했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많은 일이 그렇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중요한 일은 많다. 긴급하게 필요한 자료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전문가에게 자문하면서 어렵게 자료를 만들었는데, 소용이 없게 되었다. 허무하고 허탈했다. 자료를 만들기 위해 투입한 시간과 에너지는 물론, 약속까지 취소했으니 속은 더 쓰렸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 나를 두고 하는 말로 들렸다. 쓸데없는 일에 최선을 다했으니 말이다. 마음이, 어떻겠는가? 마음이 부글부글 끓었다. 하지만 곧, 이 마음이 달라졌다.


자료가 필요할 일이 생긴 거다.

같은 자료가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만들어 놓은 자료가 있어서 수월하게 됐다. 기초 자료 같은 느낌이랄까? 미리 자료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했을 일이었다. 문제는, 시간이 더 촉박했다는 사실이었다. 만들어 놓은 자료가 없었다면, 물리적으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정신없이 자료를 완성하고 제출했는데, 피드백이 좋았다. 숨을 돌리고 가만히 앉아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쓸모없어진 그 일이 없었다면, 지금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쓸모없어진 일이 미리 벌어지지 않았다면,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 뻔했다. 쓸모없어진 일이 마치, 지금의 일을 위해 미리 준비된 선물같이 느껴졌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초행길을 가는 데 내비게이션을 따라갔음에도 길을 잘못 들었다. 뭔가에 홀린 느낌이랄까?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시간 여유가 있어서 다시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잊었다. 며칠이 지난 다음, 다른 초행길을 갈 일이 생겼다. 시간이 촉박했다. 급하게 이동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며칠 전, 잘못 들었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다시 잘못 들어선 것이 아니라, 목적지로 가기 위한 길이었다. 이 길로 들어왔다가 나왔던 경험이 있으니, 대략 어떻게 이어지는 길인지 알 수 있었다. 급하게 이동했는데, 무리 없이 찾아갈 수 있었다. 길을 잘못 들어서지 않았다면, 매우 당황했을 상황이었다. 조급한 마음에 매우 불편한 상황이 됐을 거다. 길을 잘못 들어섰던 경험이 마치, 답사한 결과가 되었다. 신기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가 있다는 것은, 다 필요한 일이라는 거다. 직접 연결되는 이유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이어지는 이유도 있다.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 이유를 찾는다. 쓸모없는 일이라 여기면, 쓸모가 없어진다. 나의 노력과 시간의 가치는, 그 자체에 있기도 하지만, 가치 있게 여기는 마음으로 그 빛을 발휘한다. 지금 하는 일이 쓸모없다고 여기면 쓸모없어지는 것이고, 필요한 일이라 여기면 필요에 맞게 쓰이게 된다. 누구도 아닌, 내 선택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