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의 소중함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by 청리성 김작가

과정의 소중함을 표현하는 방법은 많다.

인생을 마라톤으로 비유하곤 하는데, 기록도 중요하지만, 완주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라고 한다. 제목이 기억나진 않지만,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한 선수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다 들어왔다. 사실상 끝난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운동장 전광판으로, 한 선수가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달리는 모습을 중계해 준다. 많은 사람이 이 중계를 보면서 선수를 응원한다. 해가 다 져서 어둑해진 시각, 선수는 거의 실신할 모습으로 운동장에 들어온다. 모든 사람이 일어나 응원하고, 선수는 결승선을 통과한 후 바로 쓰러진다. 감동적인 장면으로 기억한다. 끝까지 달려온 선수도 감동적이지만, 끝까지 남아서 응원한 관중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결과가 우선이고 성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과정의 의미와 끝까지 하는 노력을 응원하는 마음은 사람의 본능이라 느껴진다.


감동적인, 또 다른 비유도 있다.

얼마 전, 신부님이 미사 강론 시간에 해주신 말씀인데, 기억에 남는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물이 끓기 위해서는 100도가 채워져야 한다. 1도만 모자라도 물이 끓지 않는다. '끓는 물'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100도가 다 채워져야 한다. 사람 관계는 어떨까? 100도가 채워져야 끓는 물처럼, 100을 채워야 할까? 100이 되기 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나? 아니다. 사람 관계는 그렇지 않다. 100을 채워가는 과정, 그 안에서 충분히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다. 몇 도가 모자라더라도 1도씩 채워가는 그 과정이 소중하다. 100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이 아니다. 세상의 논리는 끓는 물의 온도가 100이 채워져야 가능한 것으로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도씩 채워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이 끓기 위한 조건은 수없이 들었다.

99도까지 잘 왔더라도, 1도가 부족하면 끓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설명된다. 사람 관계는 다르다. 최선의 노력을 해야겠지만, 100을 다 채워야지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 채워지지 않아도, 의미가 있다.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하는 행동은 다 의미가 있다. 지인은 물론,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 대표적이다. 소소하지만, 의미가 있다. 한 번쯤은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하기도 하지만, 받기도 한다. 작지만 고마움을 느낀다. 잡아주지 않을 때는,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 대단한 행동이 아니지만, 상대방 마음에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문을 잡아주는 행동에는 숨은 의미가 있다.

문을 잡아주지 않는 사람의 이유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자기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문을 잡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아니, 잡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 문을 잡아주고 안 잡아주고의 차이는, 배려의 마음도 있겠지만, 스스로 마음의 여유가 큰 몫을 차지한다. 이 말을 듣고 좀 놀라면서도 공감됐다.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누구를 배려하고 신경 쓸 것이라는 말인가. 이 말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나 스스로 먼저 챙기기다. 타인을 배려하고 챙겨주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마음이 향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향해야 한다. 나 자신이 여유가 있어야, 타인에게도 여유를 나눌 수 있다. 비행기를 타면, 비상 상황 대처법도 그렇게 설명한다. 보호자가 먼저 마스크를 쓰고 피보호자를 돌보라고 말이다. 피보호자만 바라보다가, 자기가 보호되지 않아 둘 다 위험해질 수 있다.


과정은 소중하다.

타인을 배려하고 위하는 과정은 어떤 것이라도 소중하다. 더불어, 타인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먼저 돌봐야 한다. 자신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타인을 채워줄 수 없다. 스스로 채워져야 타인에게 전해줄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는 것은, 사랑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 마음으로 전하는 모든 과정이 소중하다. 그리고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먼저 돌봐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고 지킬 때, 스스로는 물론 타인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맺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