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조문할 일이 몇 번 있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분들이었는데,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살아계실 때 잘 해드려!” 생소한 말은 아니었다. 조문이 아니더라도, 부모님을 여의신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가끔 듣는다. 조문에서 뵌 분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살아 계실 때 더 잘 찾아뵙고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라고 하셨다. 모르는 사람은 없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더 잘하고 챙겨드려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알지만, 먹고 사는 문제라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심하게 아프실 때나 무슨 일이 있을 때는 바짝 신경을 써도, 일상으로 돌아오시면 우리 또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모셔도, 돌아가시면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그런 분들을 몇 분 뵈었다. 주변에서 봐도 대단하다고 할 정도로, 성심성의껏 부모님을 모신 분이 있었다. 몸이 안 좋으셔서 거동이 어려운 분이었는데, 정성을 다해 모셨다. 자기 생활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지극정성이었다. 그분도 나이가 지긋하셔서, 오히려 돌봄을 받으셔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말했다. “나는,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만큼 쉽지 않은 생활을 이어가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위안으로 삼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랬을까?
아니다.
누구보다 더 마음 아파하시면서 더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셨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소리 하지 말라며, 당신처럼 그렇게 잘 모신 사람은 없을 거라고 위로하셨다. 그분은 잠시 있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요. 분명히 제가 잘해드리고 열심히 보살펴 드린 부분은 있었어요. 하지만 돌아가시고 보니까, 못한 것만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아쉽고 죄송하네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을, 이분을 통해 깨달았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정의할 때, 이렇게 정리하는 내용을 본 기억이 난다. “사랑은 주고 또 주면서도, 부족한 것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다” 충분히 주었으면서도, 모자란 것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이다.
아쉬움은 분명히 남는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아쉬움은 반드시 남는다. 사람은 누구나 만나면 헤어진다는 것을 안다.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뿐만 아니라,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헤어진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이 과정은 반복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은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사실이다. 계속 같이 있을 것 같지만, 순식간에 헤어질 때도 더러 있다. 뜻하지 않은 계기로 그렇게 된다. 생각지도 않은 시기가 온다는 말이다. 따라서 ‘나중에’라는 말은 될 수 있는 대로 삼키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아쉬움의 농도를 옅게 하기 위해선, 지금 충실한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이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일이다. 시간과 사람 그리고 일 모두,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생활에서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