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부정(否定)

by 청리성 김작가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

부정(否定)하게 되는 일이 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부정할 일이 생긴다. 부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축약될 수 있다. 마음으로는 인정하지만,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하나는, 마음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마음으로는 인정하지만,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당황스러울 때다.

두려움을 느끼거나 뜨끔한 마음이 드는 상황이다. 두려움이 엄습해 올 때,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대체로 강한 상대와 마주할 때 그런 마음이 든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상대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꼭 집어 말할 때가 그렇다. 정곡을 찔리면 자신도 모르게, 거짓이 뛰어나오게 된다. 생존 본능이 발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려는 악의를 품고 그럴 수도 있지만, 대체로 내가 피하다가 다른 사람이 맞는 경우가 더 많다.

머리로는 인정하지만, 마음이 부정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해는 되지만,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다. ‘그럴 수 있는 것’과 ‘그래도 되는 것’은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상대가 참작해서 이해한다. “그럴 수도 있지 뭐”하고 넘어가 준다. 후자는 스스로 권리로 생각한다.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을,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이해가 가더라도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아이가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그래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전자처럼, 타인이 마음으로 이해해 줘야 하지, 아이의 부모가 권리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거다. 적반하장으로, 좋게 타일러도 왜 뭐라 하냐며, 따지는 사람이 있는데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외에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양해를 구해야 할 사람이 권리처럼 행동하면, 인정해 주고 싶지 않다.


마음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그대로 말할 때도 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부정(否定)이라 생각된다. 숨기거나 감추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인정을 강요당할 때, 부정할 수 있는 것이 진정 용기라 생각된다. 강압적으로 다른 생각을 강요당할 때,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을 용기가 그것이다.

침묵하지 않는 것이, 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자신의 생존은 물론 가족의 생존까지 걸려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의 많은 부모가 그런 갈등 안에서 몸부림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상황에서 부정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죄로 이어지는 부당함에 대해서는 용기를 청해야 한다. 죄는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악순환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피해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부정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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