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가성비

by 청리성 김작가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을 잊지 않을 때 완성되는 것』


가성비라는 말이 있다.

투입 대비 산출이 좋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100원을 들였는데 1,000원의 가치를 얻는다면 가성비가 좋다고 말한다. 반대로 1,000원을 들였는데 그 이하의 가치를 얻는다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투입 대비 산출의 의미 말고,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바로, 투입이다.

투입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를 얻을 수 없다.

가치를 얻을 수 없다는 말은, 결과가 없다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 때까지, 아니 잠이 든 순간에도 우리는 결과를 내기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에서 다니는 사람은 당연하고, 집안일도 결과를 내야 한다. 청소하거나 빨래를 할 때 그리고 설거지를 할 때도 결과를 내야 한다. 최근에는 가성비, 아마도 가사 노동과 시간에 대한 가성비라고 해야겠지? 가전제품의 힘을 빌리고 있다. 청소기와 세탁기, 건조기 그리고 식기세척기까지. 누군가가 그러더라, 식기세척기는 신세계라고. 우린 아직 신세계를 경험하기 전이다. 언젠가는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겠지?


투입은 나의 노력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금전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고, 역량과 노력이 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신경 쓰고 고민하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유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무형적인 부분까지 모두 포함된다. 중요한 건, 나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투입되지 않는다면,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결과가 나더라도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오히려 아무런 결과도 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바라는 결과일 때도 있다. 우리는 이것을 ‘사고(事故)’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투입은, 나의 노력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투입은 ‘함께’가 포함되어야 한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명대사처럼,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는 법이다. 한창 실무를 할 때, 나는 몰랐다. 내가 잘나서, 내가 잘해서 빛나는 줄 알았다. 그때 누군가가 이 영화를 예로 들면서 이야기해 줬다.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고. 비겁한 변명이라 생각했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았던 부분을 포장하기 위한 가식이라 생각했다. 철없는 생각이었다는 걸 한참이 지난 후에 깨달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력이 투입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언제냐고?

후배가 나를 그렇게 바라볼 때였다. 나더러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참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적이 있다. 그들이 일할 수 있게 영업해서 일감을 따오고, 사고가 터지면 전면에 나서서 수습했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라니. 그들의 처지에서는, 같이 몸으로 움직여서 일해야, 일하는 사람이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직급이나 직책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다른데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서운했지만, 그때 깨달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을.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후배들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에게 서운함을 느꼈을 때, 나에게 서운함을 많이 느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왜 그리 어리고 속이 좁았는지 참. 뭐, 그렇게 배우고 성장하는 거 아니겠나? 그렇게 털어 버리고 현재에 집중해야, 또다시 그런 후회 혹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겠지?

투입에서 나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결과를 내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혼자서 내는 것이 아니라는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 마음을 잊으면 교만해진다. 교만해지면, 중심을 잃는다. 내가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이유를 간과하게 된다. 중심이 무너지면 그제야 아차! 하겠지만, 그때는 너무 늦어버렸을 수도 있다. 진정한 가성비는,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을 잊지 않을 때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27. 선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