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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Jan 07. 2022

252. 선(線)

『두려운 마음에 그어진 것으로, 뛰어넘어야 온전히 살 수 있는 것』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으로!’

지금은 잘 보이지 않지만, 예전에 참 많이 언급된 홍보 문구다. 제품만 좋으면 팔린다고 생각했던 시대에서, 서비스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대두된 것으로 생각된다. ‘만족’과 ‘감동’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기대’다. 내 기대가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100이 채워지면 만족이라는 등에 불이 들어온다. 여기에 더해 110이나 120 혹은 그 이상까지 넘친다면, 내 마음에는 감동의 쓰나미가 몰아친다. 감동한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제품이든 사람이든, 지속해서 찾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보지 못한다.

누군가의 독창적인 생각에 놀란다는 것은, 내 상상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어서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차마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떤 공동체든, 리더의 머릿속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리더의 머릿속이란, 리더의 능력뿐만 아니라 구성원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포용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한다. 리더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제안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혁신을 보기 위해서는 상상하지 말라!’ 사람의 상상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보기 위해서는, 상상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말이다. 상상이라는 공간은 무한대일 것 같지만, 상상은 자기 생각이라는 틀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극히 제한적이게 된다.    

 

기대에 선을 긋고, 상상에 선을 긋는다.

의식적으로 그을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그어질 수 있다. 선이라는 것은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학교에서 짝꿍이 책상에 선을 긋고, 넘어오면 다 자기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을 때부터였을까? 흙바닥에 선을 그어놓고 했던 게임에서, 밟지 말아야 할 선을 밟았거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 느꼈던 쓰라린 기억 때문일까? 선에 대한 힘은 강력하다.     


선(線)은, 두려움이다.

선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밟거나 넘으면 안 된다는 두려움으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과감하게 칼로 자른 알렉산더처럼, 용기 내기를 주저한다. 두려움은 어떤 대상에서 오기도 하지만, 자신에게서 오기도 한다. ‘될까? 되겠어?’ 이런 부정적인 생각도 두려움이 내재한 상태에서 나온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 말이다.   

   

두려움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본다.

‘번지 점프’를 해보지 않았지만, 그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번지 점프를 하기 위해 정상에 올라간다. 대기하면서 뛸까 말까를 다시 망설인다. 할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다. 못하겠다고 그냥 내려가던가, 눈 딱 감고 뛰어내리는 거다. “그래! 결심했어!” 하고 두 가지의 상황을 모두 상상해 본다.     


못하겠다고 그냥 내려왔다고 하자.

뛰어내리는 순간의 공포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두고두고 아쉽지 않을까? 안 뛰어내리길 잘했다는 생각보다, ‘아! 그냥 뛰어내릴걸’이라는 생각이 더 들지 않을까? 뛰어내린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끝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눈 딱 감고 뛰어내렸다고 하자.

뛰어내리는 순간의 찰나를 제외하고는,  뚫리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허공을 가로지르는 기분도 좋지만,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바닥에 내려와서는 떠나지 않은 흥분된 마음을 혼자서 혹은 기다려준 사람들과 함께 나누지 않을까? 두려움에서 벗어난 사람의 표정,  그것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가 나지 않는다.

결과가 나지 않으면, 두려운 감정을 계속 가지고 살아야 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든 그렇지 않든, 시도한 것으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큰 짐을 덜어낼 수 있다. 가벼워진 마음은, 그 마음 자체로도 좋지만, 다음 도전을 생각하게 만든다. 결과를 떠나, 두려움에 맞서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다.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다.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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