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위치와 해야 할 것을 말하는 것이지, 중요도의 차이로 분류하는 것이 아닌 구분 』
‘주연 같은 조연’
역할의 비중은 주연보다 적지만, 주연 이상의 활약을 한 조연에서 붙여주는 수식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런 배우들이 참 많다. 어떤 영화를 봐도, 3편 중 2편은 출연할 정도로 많이 출연하는 배우도 있다. 하지만 캐릭터에 따라,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그런 매력과 역량이 있으니, 주연 못지않은 조연으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보인다.
주연과 조연의 차이는, 중요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무게를 두는 방식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주연이 한 작품에 큰 무게를 두는 배우라면, 조연은 다양한 작품에 조금씩 무게를 두는 배우다. 그 무게를 다 합치면 거의 비슷한 무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주연이 깊이가 있다면, 조연은 넓이가 있다고 해야 할까? 이 두 가지를 두루 갖춘 배우는, 조연의 역할은 물론, 주연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업무를 할 때도 주연과 조연이 있다.
대행 업무는 특히 그렇다. 마케팅이나 홍보 등의 대행을 맡게 되면, 업무를 의뢰하고 함께 진행하는 담당자가 있다. 담당자도 회사에서 역할을 맡은 거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문제가 커지면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까지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역량과 노력을 다하는 담당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담당자도 있다. 디자인 시안을 보내거나 제안을 해도, 세세하게 들여다보지 않는다. 같이 협의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냥 맡긴다. 좋게 말하면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거라 좋기는 한데, 그래도 최소한 결정해 줘야 할 부분은 있다. 그마저도 하지 않으려는 담당자가 있다.
어찌어찌해서 준비를 마치고 실행하는 날.
예상했던 것보다 잘 진행될 때가 있다. 여러 협력업체와 장소 대여하는 곳에서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그렇다. 주최 회사의 책임자로 오신 분이 그 회사 담당자에게 잘 준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본다. 담당자는, 나의 노고도 함께 말해주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는다. 마치 자신이 전부 다 한 것처럼, 그렇게 멋쩍은 척을 하면서, 칭찬을 고스란히 받는다. 그러면 불쑥 앞으로 나가, “제가 다 준비했습니다!” 하고 말하고 싶었다. 진심.
내 욕심에 그렇게 행동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놓고 그렇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 행동이 그랬다. 정작 나는 느끼지 못했지만 말이다. 한 선임이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주연이 되려고 하면 안 돼. 주연은 거래처 담당자가 되어야 해. 우리는 조연으로 남아야 빛이 나는 법이야!”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아니,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무슨 소리야!’ 시간이 지나고 그 의미를 깨달았다. 거래처 담당자가 나를 찾지 않기 시작하면서부터.
업무를 대행하는 처지에서는, 주연이 될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주연이 되려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업무를 의뢰한 담당자를 주연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내가 주연으로 돋보이려는 순간, 관계는 갈라지게 된다. 잠깐은 빛날 수 있지만, 그 이후 빛은 점점 희미해지다 결국 사라지게 된다.
주연과 조연을 나눠서 생각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역할을 차이가 있는 것이지, 중요도의 차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저질렀던 실수를 할 수 있다. 사람은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높은 동물이라, 당연히 그런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 그리고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살펴야 한다. 그래야 나 자신으로, 온전히 서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