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움직이면 함께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결국 이루어내고 마는 마음』
오랜만에 서평을 신청했고, 선정되었다.
예전에는 서평을 많이 신청했었다. 좋은 책을 그냥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과부하가 일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하는 서평도 있었고, 읽고 싶은 책도 여럿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쌓아만 두다가, 반납 시기가 되면 반납하는 일이 잦아졌다. 잠시 집에 데려왔다 다시 그냥 돌려보내는 느낌이었다. 반납하러 가는 발걸음과 두 손에 안긴 책이, 더 무겁게 느껴졌었다.
서평은 약속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켰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갖은 시간(?)을 동원해서라도 어떻게든 해냈다. 해냈다는 말은 완성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해치웠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책을 잘 읽고 음미하고 생각한 내용을 적은 서평이 아니었다. 숙제처럼 그냥 결과물만 낸, 그런 서평이었다. 껍데기만 있는. 아! 모든 서평이 그랬다는 건 아니다. 가끔 그럴 때가 있었는데,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서평 신청을 자제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꼭 읽고 싶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안내 글과 함께.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신청했고, 다행히 선정되었다. 사실 나는 서평 운은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신청해서 선정되지 않았던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서평을 신청한 책은 ⟪데일리 필로소피≫이다. 책 중앙에 ‘아침을 바꾸는 철학자의 질문’이라는 메시지가 있다. 1년 동안, 매일 한 페이지씩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날짜까지 정해져 있다. 자세한 서평은 나중에 따로 쓰는 거로 하고.
최근, 묵상 내용과 딱 떨어지는 문장을 만났다.
가끔 이럴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너무 기쁘다. 마치 나를 위해 기다려준 누군가처럼, 고맙기도 하다. 시작을 망설이고 있거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이 문장이 큰 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이 우리를 위협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대부분 실체가 없다.
그저 느낌일 뿐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단 시작하라, 나머지는 따라온다.”
<데일리 필로소피> p29 중에서
시작이 망설여지는 이유는, 결과를 속단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뭐….’라는 생각이, 한 발짝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미약하다는 생각이, 꼼짝하지 못하게 만든다.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 체념하게 만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움직이지 않으면 결과는 제로지만, 움직이면 최소 1%는 확률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 모든 것을 내가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가 움직이면 함께 움직여주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영상을 통해서도 가끔 볼 수 있다.
언덕 위에서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가 있다. 곁눈질로 보기만 할 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이때, 누군가 팔을 걷어붙이고 리어카를 밀기 시작한다. 그러면 여기저기 지켜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모아 어렵지 않게 고개를 넘어간다. 한 사람이 시작하지 않았으면, 아무도 함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시작하자, 많은 사람이 함께했다. 그 누군가라는 주인공을, 내가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