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 기버(giver)

by 청리성 김작가
『주는 사람에게 바라지 않고, 어딘가에 있을 천사에게 바라는 사람』

‘기브앤테이크’

말 그대로 풀이하면, 주는 것과 받는 것이다. 일상에서 주고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이 말을 종종 사용한다. “기브앤테이크가 잘 돼야지!” 맞다. 돈을 받고 거래하는 게 아니라도, 서로 주고받는 비율이 적절해야 누가 더 이득을 보지 않는다. 물론 더 손해를 보지도 않는다. 손해와 이득을 떠나서도 그렇다. 저울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져서 생기는 마음의 상처는, 꽤 오래간다. 절친했던 사이가 별거 아닌, 이런 문제로 마음의 문을 닫기도 한다. 때로는 그 문을 영영 열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기브앤테이크’는 책 제목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읽어봤거나 들어봤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도 아니면, 최소한 이런 분류는 들어봤을 거다.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주고받는 유형에 따라 사람을 세 부류로 나누는 것 말이다. 자신이 받은 것과 상관없이 최대한 많이 주려는 사람을 ‘기버(giver)’라 부르고,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테이커(taker)’라 부른다. 그리고 주는 만큼 받으려고 하는 사람을 ‘매처(matcher)’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에 따르면, 주는 만큼 받으려고 하는 ‘매처(matcher)’가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는 ‘기버(giver)’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기버(giver)’의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온다.

타인을 위해 베풀고 양보하는 등의 헌신적인 행위가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하나, 궁금한 부분이 있다. 그럼 무조건 주기만 하면 성공하는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주변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내 주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는 사람들이 더 고생한다. 받는 사람은 더 받지 못한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그래서 책과 현실 혹은 외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달라서 그런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책에서도, 무조건 ‘기버(giver)’가 성공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성공의 사다리 맨 위를 ‘기버(giver)’가 차지하지만 맨 아래도 차지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당부한다. “극단적으로 베풀기만 하면서 결국은 자신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마는 실패한 ‘기버(giver)’ 되지 말라”라고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반문하고 싶지만, 뭐 세상에 100%는 없는 거니까.


‘기버(giver)’로서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라지 않는 거다. 줄 때는 그냥 주면 되는데, 꼭 바라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그걸 입 밖으로 내뱉기도 한다. 그러면 받은 게 선물이 아니라, 빚이 된다. 언제가 반드시 갚아야 할 빚이 된다는 말이다. 고마운 마음은 쏙 들어가고 불편한 마음이 자꾸 꾸물꾸물 올라온다. 나중에는 그 사람이 뭔가를 준다고 하면, 덜컥 겁부터 난다. ‘또 뭘 바라고 그러는 거지?’ 한마디로, 자신은 ‘기버(giver)’로 말하지만, 결국 ‘매처(matcher)’인 거다. 아니, 어쩌면 ‘기버(giver)’의 탈을 쓴 ‘테이커(taker)’일 수도 있겠다.


선물과 뇌물의 차이가 뭔지 아는가?

선물은 바라는 것 없이 주는 것이고, 뇌물은 바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주는 거다. ‘기버(giver)’는 선물을 주는 사람이고, 나머지는 뇌물을 주는 사람이라 분류해도 되겠다. 하지만 정말 바라는 것 없이 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이런 경험을 몇 번 했다. 누군가에게 마음으로 선물을 줬는데, 뜻하지 않는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 거다. 신기할 정도로 그 타이밍이 절묘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 내가 주는 사람에게 바라지 말고, 어딘가에 있을 천사에게 바라야겠구나?’ 그럼 선물이 뇌물로 변질되는 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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