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악습

한 방에...

by 청리성 김작가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닌, 허물어야 하는 것


어릴 때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납땜하고 전선을 연결해서 불이 들오게 하거나, 작은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다.

초인종을 만들어, 집에서 잠깐 사용하기도 했다.

한동안은 비행기를 만들어서 날리는 것에 몰두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대회를 열어서, 시상하기도 했다.

나무틀로 비행기 형태를 잡고, 종이와 풀(누군가는 밥풀)을 이용해 비워진 부분을 매웠다.

고무줄의 힘으로 날리는 비행기와 바람의 힘으로 날리는 비행기가 있었다.

비행기를 날리다 보면, 어딘가에 부딪혀 찢기거나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나뭇가지에 찍혀 종이가 찢어지거나, 어딘가가 부러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보수하기 위해, 종이를 덧대고 붙이거나 부러진 나무를 접착제로 연결한다.

작은 부분은 큰 어려움 없이 고쳐지고, 날아가는데도 이상이 없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찢기거나 부러지면, 고친다고 해도 그 부분이 다시 찢기고 부러진다.

균형이 맞지 않아 제대로 날아가지 않기도 한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만드는 것이다.

날개의 종이를 덧대는 것이 아니라, 다 찢어내고 다시 붙이는 것이다.

몸통이 부려졌다면, 몸통을 새것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새로운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무리 없이 비행하게 된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대규모로 고치는 것보다 수월하다고 한다.

많은 부분을 고쳐야 한다면,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잠깐만 생각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장난감 비행기와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그 이유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다.


악습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악습을 버리기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방에 허물어야 한다.

한 번 만이라는 생각이, 두 번과 세 번을 부르게 되고 그러다가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과 다르다.

좋은 습관은 조금씩 단계적으로 스며들게 해야 잘 정착되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 유지하게 된다.

오히려 한 번에 하려고 하다가 지쳐서 포기하게 된다.


악습을 버리는 것과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은, 이렇게 상반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고치고 싶고 버리고 싶은 악습이 있다면 한 방에 허물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롭게, 원하는 것을 지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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