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게 많고 얻을 게 있다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마음에 고개 숙임
겸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영화에 한 장면이 떠오른다.
<타짜>에 나오는 장면인데, 워낙 명대사가 많은 영화라 이 대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주연급 배우가 아닌, 잠시 나오는 배우가 한 대사이기 때문이다. 도박판에서 한창 물이 오른 고니(조승우 배우)가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건달 형님들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래서 건달 형님이 도박판을 빠져나가는 고니에게, 뒤통수에 대고 조언(?)한 대사다. “야! 니! 이 바닥에선 겸손해야 해!” 고니는 건성으로 듣고 이렇게 화답한다. “네, 네. 너나 많이 겸손하세요.” 역시, 겸손을 모르는 태도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데 겸손은 매우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그래서 겸손한 마음과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세 가지 마음에서 찾고자 한다.
첫째, 배울 것이 있다는 마음이다.
선인들에 말씀에 따르면, 친구 셋이 걸어가면 그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하셨다. 누구든 상황에 따라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러 친구가 모여 대화를 나눴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주식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최근 주식에 관해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가 입맛을 다시며 차분하게 이렇다저렇다 설명해준다. 자녀와 대화가 잘되지 않는다는 친구의 하소연에, 그 분야에 책을 여러 권 읽은 한 친구가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이 외에도 여럿이 모였을 때 시너지 효과를 느끼는 상황을 자주 접하게 된다.
둘째,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다름과 틀림을 혼용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다름과 틀림은, 엄연히 다르다. 다름은 존중해야 할 대상이고, 틀림은 고쳐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름을 틀림으로 잘못 인식하면 존중하지 않고 고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억압하게 된다. 그렇게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거나 피해를 당한 분들을 통해 우리는 이미 많이 경험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아직,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고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할 때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 함께 어울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셋째, 거저 받았다는 마음이다.
한 가요 가사에도 있듯이 우리는 알몸으로 이 세상에 나왔다.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과 거주하는 집 그리고 그 외에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은 거저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아! 물론 개인의 노력이 빠질 수는 없다. 많은 인내와 노력을 통해 일궈온 결과물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차피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이 혼자 왔다는 것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럴 때 갖게 되는 우리의 마음은, 감사다. 거저 받았다는 마음은 감사를 불러일으킨다. 감사하면 감사한 일만 생긴다는 말도 있듯이, 이런 마음으로 더 좋은 일을 불러온다.
배운다는 마음,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 거저 받았다는 마음.
이 마음을 떠올려보자. 저절로 마음에 고개가 숙어지지 않는가? 그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마주하면 더 좋은 모습으로 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그게 잘 안돼서 문제지만 말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할 때 감사한 일을 적는 것도 필요하다. 감사한 일을 몇 가지 찾으면 절로 겸손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저절로 되는 건 없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마음이 있는데 잘되지 않는다면 연습하지 않아서 그렇다. 연습해서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음도 그렇게 해야 잘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