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문제를 쉽게 판단하고 결론을 내서는 안 되는 마음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않기.”
별거 아닌 일에 진심(?)인 모습을 보일 때, 건네는 말이다. 먹는 취향에 따라 별거 아닌 소스 등에 집착하거나, 옷을 챙겨 입을 때 다른 건 몰라도 양말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 이외에도 취향에 따라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실한 주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 취향에 관련된 건 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취향에 맞출 수 없는 상황에서도 고집을 피우는 것만 아니면 말이다. 하지만 정말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다툼을 유발하는 상황이다. 그냥 넘어가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굳이 다툼의 원인으로 만들고 일을 키운다. 그래서 사소한 것에 목숨 걸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내가 얻어야 할 것이 있는가?
다툼을 벌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불편한 마음을 쏟아내고 싶은 것과 원하는 것을 얻고 싶을 때다. 전자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분을 풀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렇게 해서 분이 풀리면 다행이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마음만 더 불편해진다. 그렇게 마음을 쏟아내지만, 결국 남는 건 허무한 마음뿐이다. 더 안타까운 건, 원하는 것이 있는데 기분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마음도 불편하고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 다툼이 일어나기 전에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얻어야 할 것이 있는지 말이다. 다툼을 일어나면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둘째, 악의적인 마음을 품진 않았는가?
솔로몬의 지혜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 아이를 두고, 두 엄마가 다투는 장면이다. 둘 다 너무 완강하게 주장하니, 솔로몬은 아이를 둘로 나눠서 각각 나눠주라고 명령한다. 그러자 한 엄마는 동의했고, 한 엄마는 울분을 삼키며 그냥 아이를 다른 엄마에게 주라고 말한다. 이로써 진짜 엄마는, 후자의 엄마라는 것이 밝혀졌다. 진짜 엄마는 내가 소유하지 못하더라도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자의 엄마는 왜 그랬을까? 자기가 못 가질 거라면 다른 사람도 갖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악의적인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다. 악의적인 마음은 결국 드러나고, 그 결과는 본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셋째,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다툼이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면, 그렇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면 진지하게 생각하고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 부모가 아이와 다툼을 하는 장면이 거의 그렇다. 부모의 처지에서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조언을 하지만, 아이는 잔소리로 치부한다. 그렇게 다툼이 일어난다. 아이는 별거 아니라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부모는 절대 뜻을 굽히지 않는다. 아이는 사소한 것으로 말하지만, 부모는 사소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왜냐면,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시대를 불문하고 이런 말을 던진다. “너 똑 닮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
사실 쉽지는 않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지 않아야 하는 건 알지만, 뭔가에 꽂히면 그렇게 돼질 않는 게 현실이다. 나에게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사소하고 중요하고의 문제는 객관적인 지표로 판가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솜털 같은 문제가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돌덩이 같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는 이야기는, 타인의 상태를 잘 살피고 조심스럽게 꺼내야 하는 표현이다. ‘내가 저 사람의 처지라면, 그것이 과연 사소한 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