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 공유

by 청리성 김작가
하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무한대로 퍼져나가게 하는 것


빠르게 성장하는 공동체는 이유가 있다.

공유(公有)가 잘 된다는 사실이다. 공유가 잘 되는 공동체는 빠르고 건강하게 성장한다. 하지만 성장이 멈췄거나 도태되는 공동체는 공유하지 않는다. 공유가 공동체 문제에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부정하진 못한다. 소통하는 것도 공유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소통하지 않는 공동체가 잘 돌아간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공유에 기본 전제는 나눔이다. 지식과 경험이 있는 선배가 후배에게 먼저 내어놓는 것이 공유에 시작이라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가 내어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공유가 잘되지 않는 공동체는, 선배가 내어놓지 않는다. 왜 그럴까? 왜 선배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내어놓지 않을까? 착각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착각이다.


첫째, 문서가 밥그릇이라는 착각이다.

회사의 지식과 경험은, 형식지이다. 곧 문서로 정리된다는 말이다. 회사가 설립됐을 때부터 함께했으면 처음부터 문서를 만들었겠지만, 거의 가 그렇지 않다. 기존에 있던 문서를 사용하면서 조금씩 변형 혹은 새로운 문서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업무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경험이 더해지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때문에 그렇다. 점점 진화하는 거다. 그런 진화의 과정이 결국 노하우가 된다. 하지만 이런 노하우는 문서에 다 담을 수 없다.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공이 진짜 노하우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밥그릇이 된다.

둘째, 자기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착각이다.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선배가 있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며 더 알려주려고 애쓴다. 이런 선배에 특징은 하나를 물어보면 둘 셋 그 이상을 알려준다. 자신이 알고 있는 건 다 알려주려는 기세다. 아직 못 알아들을 수준인데도 말이다. 예뻐서 그렇다.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자기가 보이는 거다. 한편, 뭔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예민해지는 선배도 있다. 자기만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을 후배가 언급하면, 비밀을 들킨 것처럼 놀라기도 한다. 그러면서 더 감추려 한다. 후배에게 자기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자신이 잘하고 있다면, 오히려 후배에 밀려 올라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셋째, 인정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착각이다.

자신이 조금만 기여해도 생색을 내려는 사람이 있다. 밥상을 차릴 때 숟가락만 올려놓고 밥상을 차린 것처럼 말한다. 오히려 많은 역할을 한 사람은 가만히 있다. 자기가 그렇게 한 것은 누구에게 잘 보이거나 인정을 받으려는 마음보다, 그 자체로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감춰지는가? 물론 드러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게 된다. 자기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지켜본 사람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그 사람들이 나팔수가 된다. 누군가 반드시 지켜보고 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내가 움켜쥐고 있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을 내어놓으면 그것이 퍼지게 된다. 두 사람에게 주면 그 두 사람이 또 다른 두세 사람에게 나눈다. 이런 모습이 공동체에 문화가 된다면 어떨까? 선배가 일일이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아도, 각자가 자기 역할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고 움직인다. 오히려 뭘 해야 할지 두리번거릴 수도 있다.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움켜쥐고 있으면 하나지만, 손을 펴면 무한대로 퍼져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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